[명차 나들이] BMW 뉴 535i

역동적 디자인 력서리한 사양
속도 낼수록 정숙·안정감 더해


BMW가 달라졌다. 그 동안 자랑했던 `역동적`인 느낌이 사라졌다. 신차의 컨셉 자체가 바뀐 듯한 인상이다. BMW코리아의 월간 판매실적을 단숨에 1위로 끌어올린 뉴 5시리즈. 그 중 535i를 시승했다. 출시직후 “예전의 BMW가 아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던 터라 궁금했다. 얼마나 달라졌길래. 일요일 새벽, 시원하게 뚫린 중부고속도로를 달렸다. 조용하다. 시속은 이미 140km를 넘어섰지만 특유의 엔진음이 들리지 않는다. 정숙한 만큼 속도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스펜션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노면을 밟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전달됐던 과거 모델과 비교된다. 푹신해진 서스펜션, 독일차에 익숙한 드라이버라면 ‘이거 독일차 맞나?’라는 의문을 가질 것 같다. 물론 주행 성능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시속 100km가 넘은 상황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차는 즉각 반응하며 속도계를 높인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안정감이 더해지는 느낌은 BMW가 달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 준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뉴 535i에는 트윈파워 터보, 고정밀 직분사 방식과 밸브트로닉이 적용된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이 장착돼 있다. 최고 306마력의 출력과 1,200~5,000rpm 구간에서 40.8kg.m의 강력한 토크를 자랑한다. 또 뉴 5시리즈의 전 차종에는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사양으로 적용돼 세분화된 기어비를 통해 기어 변속이 더욱 부드럽고 빨라졌다. 뉴 5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화 중 하나는 외관. BMW는 짧은 오버행과 쿠페형의 유선형 루프라인이 역동적인 모습을 자랑한다고 설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포티함’보다는 ‘우아함’에 더 가까워진 디자인으로 보인다. 또 이는 차체 길이와 폭이 각각 58mm, 14mm 늘어난 데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 베이스도 2,968mm에 달하는 등 차체가 전반적으로 커졌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뉴 535i모델에는 럭셔리한 편의사양까지 갖춰져 있다. 7시리즈에 적용된 다이내믹 드라이빙 컨트롤(Dynamic Driving Control)기술을 채택, 컴포트, 노멀, 스포츠 등 4가지 모드를 운전자 성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서라운드 뷰(Surround View) 기술은 주차나 폭이 좁은 도로 주행시 보다 용이한 시야 확보를 가능하게 해 준다. 차는 시내로 들어와 내부순환도로를 달리고 있다. 부드러운 코너링에 동승한 지인이 한마디 거든다. “역시 BMW야, 조용하고 부드럽고, 정말 승차감 좋네”. BMW를 칭찬하는 표현으로 들리지 않지만 뉴5 시리즈는 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많이 파는 것. 뉴5 시리즈는 4월 출시 후 두달 동안에만 1,200여대나 팔렸다. 523i 6,380만원(부가세포함), 528i 6,790만원, 535i 9,5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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