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개별 대기업 옥석가리기 착수

내달까지 마무리…11개 그룹등도 이달부터 본격화


정부와 채권금융기관들이 오는 6월까지 구조조정 기본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400여 개별 대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또 유동성 악화 우려로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은 11개 대기업 그룹과 38개 중대형 해운업체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5월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1,422곳(그룹 계열사는 311곳) 가운데 신용위험 기본평가에서 불합격한 400여곳에 대해 6월 말까지 세부평가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 C등급(부실징후기업)을 받은 곳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고 D등급(부실기업)은 퇴출절차를 밟는다. 대기업 집단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채권단은 45개 그룹의 재무구조 평가에서 14곳에 불합격 판정을 내린 데 이어 5월 말까지 11곳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불합격됐더라도 업종 특성이나 고환율로 부채비율이 높은 3곳은 약정체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채권단은 또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인 기업과 개인 사업자도 평가해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건설ㆍ중소조선업의 경우 1차 평가 때 합격점인 B등급 이상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도 지난해 결산자료를 토대로 재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해운업의 경우 채권단은 중대형사 가운데 4곳은 퇴출, 3곳은 워크아웃 대상으로 결정했고 6월 말까지 나머지 140여 개 소형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실 책임이 있는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관리인으로 선정돼 경영권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채권단이 법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특히 채권은행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일 경우 해당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옥석을 가려 구조조정할 기업들에 빨리 구조조정이 돼야 건실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정부 책임자들이 몸을 던지는 희생정신과 역사적 인식을 갖고 오로지 결과로 평가 받겠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말해 한계기업 정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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