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수사기획관인데, 사장님 휴대전화 번호 좀 알 수 있습니까.”
론스타와 현대차 비자금 등 검찰이 맡고 있는 굵직한 수사와 관련, 매일 언론에 등장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한 채 기획관.
최근 그를 사칭한 전화가 일부 대기업에 걸려와 검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채 기획관은 대검 중수부에서 맡고 있는 현대차 비리, 김재록 로비 의혹, 론스타 사건 등에 대한 유일한 대언론 창구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검찰 수사의 방향과 강도를 가늠케 한다. 때문에 재계는 더욱 채 기획관의 존재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채 기획관은 “최근 며칠 사이에 3차례나 선배 변호사 등으로부터 ‘○○회사에 전화한 적 있느냐’는 확인전화가 왔다”며 “내 이름을 대고 사장실에 전화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은 기업에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변호사에게 부탁해 전화를 건 이유가 무엇인지 채 기획관에게 확인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현대차그룹의 각종 비리 혐의를 포착해 정몽구 회장 부자를 압박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가 ‘재계의 저승사자’로 떠오른 상황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채 기획관은 “내 이름을 팔고 사기를 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채 기획관보다 더 고위직의 검찰 인사를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전국 특별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이라며 대기업 사장과 통화를 시도하거나 부재중일 때 “사장님께 전화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끊는 전화도 있다는 것이다.
채 기획관은 “중수부장이나 제가 기업체에 전화를 걸어 대표이사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보는 일은 절대 없다. 직접 전화가 간다면 검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고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