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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가장 먼저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꽃이죠. 진정한 추위를 이긴 매화꽃만이 진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냅니다."
제주도 현무암을 쇄석해 모래를 만들고, 다시 열을 가해 아스콘을 만드는 가장 남성적인 산업을 이끄는 김동규(사진) 한창산업 회장은 30년 동안 좋은 매화가 있다는 이야기만 들으면 전국 각지로 달려갔다. 한 그루 한 그루 조심스레 제주도로 옮겨와 정성스레 가꿔온 제주도 서귀포시에 매화 공원 '노리매'는 지역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2012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김 회장은 "돌을 부수고, 자갈로 모래를 만드는 일은 인위적인 일이라 제가 스스로 다듬고 스위치를 눌러야만 돌아간다"며 "하지만 매화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그 추운 겨울을 견디고 결국엔 예쁜 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인내와 겸손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매화 꽃을 통해 얻은 '힐링'을 나눠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노리매(梅)' 공원은 문을 연 지 2년 만에 제주도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을 사로잡았다. 매화 축제가 진행된 지난 2월에만 2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노리매는 순우리말 '놀이'와 매화 '梅'의 합성어로 매화를 콘셉트로 한 도시형 공원이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1만6,000여평 규모로 매화길 등 산책로와 270여년 된 전통기와집 '매인재'와 초가집, 정자(亭子), 제주 도요지로 구성됐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110년의 수력을 자랑하는 매화나무 등 1,000여 그루의 매화나무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나무줄기를 타고 피어난 꽃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김 회장은 "'차가움이 한번 뼛속을 사무치지 않았다면 어찌 매화꽃이 코 찌르는 짙은 향기 얻으리(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라는 시 문구에 감동을 받아 우리 공원에 새겨 넣었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 있는 중소기업인도 매화공원에서 지친 마음을 힐링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