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고교 통합사회·과학 배운다

교육부,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발표
국영수·사회과학·한국사 등 7개 공통과목 도입
초교 1~2학년에 주 1회 안전교육 교과 신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8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1학년 때 국어와 수학·영어·사회·과학·한국사를 공통과목으로 배우게 된다. 특히 사회와 과학의 경우 현상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대주제 중심으로 기술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공통과목으로 신설된다. 또 한국사는 사회탐구 교과 영역에서 빠져나와 국어·영어·수학 교과와 동일한 기초과목으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018년도부터 국·영·수, 사회, 과학, 한국사 등 고교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필수이수단위가 도입되고 융합 교과인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신설된다. 신설된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담기 위해 국정 교과서화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5일 개최되는 교과서 발행체제개편 정책연구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통합과학 교과서의 내용과 난이도는 현행 물리·화학·생물과학·지구과학 등 4개 과학 과목의 각 30% 수준으로 정해졌다.

아울러 한국사 과목은 기존 사회탐구 교과 중 하나에서 국·영·수와 동일한 기초 교과로 사실상 승격됐다. 기초 교과 영역인 이들 국·영·수·한국사 교과는 총 이수단위의 절반(90단위) 이상을 배울 수 없다. 공통과목에 새롭게 도입된 '필수이수단위'는 국·영·수 10단위, 한국사 6단위, 사회탐구 10단위, 과학탐구 12단위(실험실습 2단위 포함)로 결정됐다.

총론 주요사항에는 초·중등학교의 한자 교육 활성화 방안도 담겼다. 교육부는 학교급 별로 적정 한자 수(數)를 명시하는 등 교과서 내의 한자 병기를 확대할 방침이다. 900자 내외인 중·고교의 기초 한자는 그대로 유지되고 초등학교의 적정 한자 수는 앞으로 연구를 거쳐 발표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번 교육과정 개편이 대입제도의 개편이나 대학선발 시스템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학교 현장의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새 교육과정에서 수능시험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대상으로 치러질 방침이어서 주요 대학 입시에서는 수능 과목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전문교과 이수 여부가 핵심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반고도 전문교과가 도입되며 전문교과 이수반 진입을 위한 사교육이 가열될 수 있고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일반고에서 전문교과를 각각 이수한 학생 간의 간극도 더 커지는 등 내신과 수험 준비의 부담이 되레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이번 교육과정 개편이 주로 고교 과정에만 집중되고 융합적 사고의 생활화가 필요한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과 과정에서는 사실상 도외시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새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는 1~2학년에만 통합 교과를 적용할 뿐 3학년부터는 기존 교과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그외 1~2학년의 수업시간을 주당 1시간 늘려 안전생활 교과를 교육한다는 점 정도가 달라진 내용이다. 중학교 역시 선택과목인 정보 과목을 과학·기술·가정 교과군의 필수 과목으로 변경해 소프트웨어 교육에 집중한다는 점 외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한 교육계 인사는 "통합·창의적 사고는 유·초등학교 과정부터 시작돼야 하는 등 교육과정의 연구개발과 개편, 현장 적용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를 무시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교육과정이 도출될 경우 졸속 개편이 반복되며 교육 현장의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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