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시대 일본기업서 배워라

LG연, 원가절감보다 차별화된 기술 축적해야 생존

엔저원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기업이 과거 엔고 기존에 살아남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생존법을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가절감에 머무르지 말고 차별화된 제조기술을 축적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엔고시대의 일본 기업이 주는 엔저원고 시대의 시사점'에서 "한국 기업의 현재 모습은 1980년대 후반 일본 기업의 모습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며 "일본 기업은 이번 엔저로 인한 수익개선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회복에 주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선 단순한 원가절감 대책을 넘어 차별화된 제조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엔고를 극복했다. 도요타는 각종 부품의 금형 크기를 10~50% 줄여 설비투자 비용을 40% 줄이고 숙련공의 일부 노하우를 기계화시키는 한편 숙련공은 더 고도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 생산시스템을 진화시켰다.

반면 외국 생산거점을 단순히 저임금 노동력 확보용도로 쓴 아이와(Aiwa) 같은 기업은 엔고를 이겨내지 못했다. 현재 노동임금 상승과 현지기업 성장 등 환경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차별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닛산은 태국 등에서 신흥국 중산층 시장용 소형차 '마치'를 개발해 성공했고 브리지스톤도 미국ㆍ유럽 현지시장용 제품을 개발했다.

독창적인 기술로 특화한 상품(온리 원)도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넘버 원' 전략 없이는 장담할 수 없다. 샤프는 좋은 기술만 앞세우면 대중소비자가 따라올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 전략을 내세우다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 수석연구위원은 "안이한 아웃소싱이나 단순한 해외생산 거점 전략은 오히려 제조능력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핵심역량 중심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뤄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