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으로부터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국내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자금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도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문화콘텐츠 산업의 다양성과 실험성 제고에 힘이 될 지 주목된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발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기업과 개인들이 소규모 자금을 모집하는 창구로 '문화나눔포털''텀블벅''인큐젝터' 등 다양한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문화나눔포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이곳에서는 LPD무용단이 'NO COMMENT II'제작비 500만원을 목표로 지난해 6월 1일~7월 3일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해 총 68명으로부터 500만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또 2011년의 경우 이원국발레단이 공연'돈키호테' 의상비 530만원, 서울발레시어터가 발레'호두까기인형'제작비 1,000만원 펀딩을 목표액으로 제시, 성공했다. 이들은 대부분 초대권이나 할인권으로 소액투자자들에게 보상하고 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자파리필름의 독립영화 '지슬'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제작비 모금에 성공한 케이스다. 자파리필름은 제작비 보충을 위해 이곳을 통해 지난해 7월부터 1,000만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총 1,430만원을 모아 목표금액의 140%를 달성했다. 자파리필름은 또 총 제작비 1억5,000만원 중 일부는 크라우드 펀딩사이트와 별도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독자적으로 현금 및 물품후원을 받기도 했다.
독도 캠페인으로 잘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교수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큐젝터'를 통해 독도 해외홍보용 광고비 5,000만원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콘텐츠가 아니면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확률이 낮다. 예를들어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이 '문화나눔포털'에서 창작뮤지컬 'One&One'공연비로 700만원을 목표액으로 추진했으나 339만원 모집에 그쳐 실패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대부분은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면 모집액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문화콘텐츠업체나 개인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자금조달과 함께 부수적으로 홍보효과도 매우 크다는 점이 작용한다. 자체적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영화'26년'을 만들었던 영화사 청어람이 대표적이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억4,500만원을 모집한데다가 가수 이승환과 작가 공지영 등 유명인이 투자에 가세하면서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구전효과(口傳效果)가 더해질 경우 크라우드 펀딩의 위력은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위원회가 오는 6월께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창업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의 공시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일부 크라우드 펀딩에 유사수신 논란이 있던 걸 감안해 개인별 투자한도를 1,000만∼2,000만 원 선으로 설정하는 등 투자자도 적극 보호하기로 해 크라우드 펀딩이 부동산, 증권투자 등에 이어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도 지난해 4월 일명 '잡스법'(JOBS ACT)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법제화해 소액투자 활성화 길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