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 "수익률 방어력 괜찮네"

변동장세서 액티브펀드 보다 하락폭 적어
올 자금유입 꾸준…설정액 1兆 이상 늘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수익률 방어력이 뛰어난 인덱스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지수나 코스피200지수 등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대로 수익률이 결정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편입비율 및 투자종목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펀드가 최근 변동성 확대 장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큰 손실을 낸 것에 비해 인덱스펀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덱스펀드 설정액도 연초 이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수익률 방어력 입증= 23일 한국펀드평가가 펀드 유형별로 연초 이후 지난 19일까지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액티브펀드는 -12.33%를 기록했으나 인덱스펀드는 9.33% 하락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덱스펀드의 수수료가 액티브펀드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3%포인트 이상의 초과수익을 올린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1.2% 하락해 인덱스펀드는 시장보다도 선방한 셈이다. 개별펀드(설정액 50억원, 운용기간 6개월 이상) 중에서는 미래에셋투신운용의 ‘3억만들기 좋은기업주식K-1’이 –7.84%로 가장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 펀드는 기업지배구조지수(KOGI)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으며, 이 지수를 70~80% 가량 추종하면서 기타 가치주 등을 편입해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인핸스드(enhanced) 인덱스펀드’(인덱스를 이기는 인덱스펀드)다. KRX100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노블레스KRX100인덱스파생상품’은 –8.39%, 대한투신운용의 ‘GallopKorea인덱스파생상품V-1’은 –8.67%로 뒤를 이었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1,200선까지 올라와 있기 때문에 액티브펀드 입장에서 덜 오른 종목을 발굴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면서 “시장 움직임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정액 꾸준히 증가=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인덱스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인덱스펀드로 9,532억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지난 3월에 설정돼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교보투신운용의 ‘파워인덱스펀드’가 4개월만에 1,000억원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자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덱스펀드 설정액은 연초 1조4,646억원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앞으로 퇴직연금이 보편화되고 보험사 및 연기금 등의 자산운용 규모가 커지게 되면 인덱스펀드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환 교보투신운용 상품전략팀장은 “연금시장 규모가 큰 미국의 경우 전체 주식형펀드 중 인덱스펀드가 17%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퇴직연금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 이후부터는 국내에서도 인덱스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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