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전후 좌·우익 젊은이들 우정과 사랑 '서울 1945'

KBS 대하시대극 7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지난해 8월 ‘불멸의 이순신’ 종영 후 6개월간의 휴식기를 갖은 KBS 대하드라마가 새해 다시 선보인다. KBS 1TV는 ‘징기스칸’ 종영 후 오는 7일부터 매주 토ㆍ일요일 밤 9시 30분 60부작 대하시대극 ‘서울 1945’(극본 이한호ㆍ정성희 연출 윤창범ㆍ유현기)을 방영한다. KBS 1TV의 주말 오후 10시대는 과거 ‘용의 눈물’을 비롯해 ‘태조 왕건’ ‘무인시대’ 등 고려, 조선 시대 왕실 중심의 정통역사를 그린 선 굵은 역사물을 선보였던 시간대. 그러나 이번 드라마는 ‘서울 1945’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해방 전후 한국 현대사 공간 속의 좌ㆍ우익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이들의 역사 속 행로보다는 우정과 사랑을 다룬다. 드라마가 모티브로 한 배경은 미군정기에 실존했던 김수임과 이강국의 관계. 당시 사교계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김수임이 훗날 북한 김일성 정권 최고인민회의 간부로 성장하는 이강국을 월북시킨 사건으로 오늘날 그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40~50년대에 살았던 이들에겐 그리 낯설진 않다. 드라마는 김해경(한은정)과 최운혁(류수영)의 사랑에 지주 아들 이동우(김호진)와 일제 귀족 출신 문석경(소유진)이 가세함으로써 한층 풍부해진다. 문석경은 일제 치하에서 김해경을 자신의 몸종으로 부리다가 해방 후 집안이 몰락, 이승만의 양딸이 돼 사교계로 진출한다. 이동우는 이승만을 대부로 모시며 여운형을 추앙하는 최운혁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극을 집필한 이한호 작가는 “실제 인물들로부터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다큐멘터리도 정치드라마도 아니다”라며 “이념보다는 당시 일반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다루면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사를 다루면서 자칫 이데올로기 문제를 잘못 건드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작가는 “역사적 사안들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쪽 이데올로기로 몰지 않고 인간적인 시각으로 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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