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균 KT&G 사장 "후보 추천 과정 적법" 아이칸, 타임워너 분할 포기 KT&G 공략에 집중 가능성
입력 2006.02.17 16:47:29수정
2006.02.17 16:47:29
“칼 아이칸 측이 국내법을 잘 몰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곽영균 KT&G 사장)
이사회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칼 아이칸 측 주장을 KT&G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또 KT&G는 주총에서의 표 대결을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에 위임장 확보를 위한 참고서류도 제출했다.
곽영균 KT&G 사장은 17일 “아이칸 측 주장과 달리 KT&G는 국내법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그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또 “다른 주주들과 같이 아이칸 측은 확립된 절차에 따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이는 아이칸 측이 국내법 및 시장 관례를 잘못 판단했기 때문일 뿐 KT&G의 잘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사회는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로 구분되는데 국내 상법 및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감사위원 선임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때문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일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선임건을 별도의 안건으로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는 게 KT&G 측의 설명이다.
아이칸 측은 지난 15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관한 KT&G 이사회의 결정이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자 경영진의 권한 남용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KT&G는 이날 위임장 확보를 위한 참고서류를 금감위에 제출했다. KT&G는 오는 20일부터 3월17일까지 특별관계인을 제외한 13만5,740명의 위임장을 받을 계획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99.95%인 1억4,688만3,932주다.
한편 아이칸은 타임워너의 기업분할 시도를 포기하는 등 사실상 공격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아이칸이 타임워너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기업분할 시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아이칸이 타임워너 공격을 포기한 것은 다른 주주들이 기업분할에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이칸이 앞으로 KT&G 공략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마고타 노스이스턴대 부교수는 “타임워너를 포기한 것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전주곡”이라며 “아이칸은 또 다른 먹이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