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정인숙과 북한의 우인희. 두 사람은 권력층과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으며 그로 인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정인숙은 차 안에서 친 오빠가 쏜 총탄에 의해, 우인희는 승용차 안에서 벌인 카섹스로 사건이 알려졌다. 북한 최초 애정영화인 `모란꽃`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해 찬사를 받았던 인기배우 우인희는 70년대 북한 최고의 미인으로 인물이 곱고 연기력도 뛰어나 북한 남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부화(간통)사건으로 총살 당했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추운 겨울 30대 남자와 우인희가 벤츠 승용차 안에서 히터를 틀어놓고 카섹스를 벌이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남자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우인희는 목숨을 건졌다. 북송 교포 2세인 남자는 조총련계 고위간부의 아들이었다. 이 간부는 부화사건으로 아들이 죽자 북한에 보내던 자금지원을 중단하는 등 북한 정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일로 당국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
우인희는 조사과정에서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수십 명의 당 간부와 실력자들의 이름을 발설했다. 당시 북한에서는 지도층 사이에 우인희와 관계를 못하면 등신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우인희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 저 남자와 무차별적으로 관계를 가졌다. 일이 커지자 그녀는 결국 사형에 처해졌다.
북한은 아무래도 통제된 사회라 간통사건이 극히 적다. 따라서 우인희 사건은 커다란 파장을 불렀고 의혹도 많이 남겼다. 한편 북한에서는 미혼모를 해방처녀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이들이 매년 증가했다. 이유는 임신 중절수술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미혼여성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으려면 인민병원에 가서 신분을 밝혀야 하는데 출세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
따라서 고민 끝에 자살하는 해방처녀가 늘자 80년대부터 신분 확인 없이 무조건 수술을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해방처녀들이 출산한 아이는 무조건 국가가 수용 탁아소에서 기른다고 한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섹스가 있고 섹스가 있는 곳엔 반드시 스캔들이 있다. 그래서 남북이 대치되어 있던 냉전시대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