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형 원자력 발전소 불시 정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중수 누설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광학연구부 박현민 박사팀은 레이저 분광기술을 이용, 기존보다 고감도ㆍ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중수형 원전 냉각재 누설 검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중수형 원전의 냉각재와 감속재로 쓰이는 중수는 원자로 내에서 생성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함유하고 있어 다량으로 누설될 경우 종사자 피폭과 불시 정지의 위험이 높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누설 중수에 미량 함유된 삼중수소를 확인하는 대신 중수 자체를 검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중수가 누설되자마자 수증기와 결합해 혼합중수를 생성하는 것에 주목, 포집한 공기에 레이저를 쏘아 공기 중 혼합중수 분자에 흡수돼 강도가 낮아진 레이저의 세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누설 위치와 양을 검지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성능 평가용 파일럿 장치인 ‘냉각재 누설검지 레이저 센서’도 개발해 월성 3, 4호기를 대상으로 성능 실증실험을 완료한 상태다. 실증실험 결과 4호기 연료관 마개 누설량과 3호기 발전계통의 펌프와 밸브에서의 중수 누설량과 누설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했다.

박현민 박사는 “중수 누설 조기 검지는 중수로 발전소의 가장 큰 현안”이라며 “캐나다,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총 43기의 중수형 원전이 운영되고 있어 수출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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