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후임 '4파전'

대선 앞두고 차기 FRB의장 하마평 무성
펠드스타인·허바드 vs 루빈·서머스 경합

미국 대통령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뒤를 이을 인물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미국 FRB의장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제계의 ‘마에스트로’다. 이 때문에 차기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 직후부터 2006년1월말 은퇴할 예정인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자 인선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월가와 워싱턴 정계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4명의 경제학자들이 차기 FRB의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마틴 펠드스타인(64)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와 글렌 허바드(46)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장이 그린스펀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루빈(66) 시티그룹 이사회장과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들이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FRB의장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FRB의 첫째 과제는 인플레이션을 막고 고용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FRB의장은 ▦경제학자로서의 능력 ▦정치적인 감각 ▦월가의 신뢰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능력 ▦건실한 경제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펠드스타인 교수와 허바드 학장은 모두 부시 대통령 감세정책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레이건 정부에서, 허바드는 부시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펠드스타인은 감세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고 주장해 ‘공급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허바드 역시 각종 주식배당금에 면세를 제안했었다. 루빈 회장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월가에서 확고한 신뢰를 받고 있다. 서머스 총장은 클린턴 정부 시절 루빈 장관을 보좌하다 후임 재무장관에 올랐던 인물이다. 루빈과 서머스 모두 국제경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부시측에서는 ▦벤 버넌키(50) FRB 위원 ▦존 테일러(57) 국제담당 재무차관, 케리측에서는 ▦스탠리 피셔(60) 시티그룹 부회장 겸 전 세계은행 부총재 ▦로저 퍼거슨 주니어(52) FRB 부의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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