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던컨 스미스(49) 영국 보수당 당수가 29일 불신임투표에서 찬성 90, 반대 75표로 패해 당수직을 상실했다.스미스 당수는 투표 후 성명을 통해 “당규에 따라 차기 당수가 선출되는 즉시 사임하겠다”고 말했고, 보수당측은 “다음달 11일 새 당수 후보 경선 1차투표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는 보수당이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에 연속적으로 패배한 2001년 당수로 선출됐다. 그는 지난 2년간 나름대로 개혁적인 면모를 보이며 당을 일신하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최근에는 “토니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보수당 지지도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스미스 당수의 지도력 부재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부인 벳시 여사를 보좌관으로 등록시켜 국고에서 지원되는 보좌관 급여를 빼돌렸다는 이른바 `벳시 게이트`가 터져 나오면서 도덕적으로도 치명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불신임으로 마가릿 대처 총리의 퇴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보수당의 당내 불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