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근로자 지원활동 값진 결실… 한국·스리랑카 더욱 가까워지길 … "

■ 부천 석왕사, 스리랑카서 진신사리 기증받아
스리랑카 정부가 진품 공인
2일 칠월칠석 맞춰 봉안법회

부천 석왕사가 지난 28일 스리랑카 대통령궁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에게 기증받은 0.5cm 크기의 부처 진신사리. 눈과 입을 갖춘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 기원전 2세기 경부터 기록이 남아 있는 이 사리는 스리랑카의 남부 뗀네꼰 가문에 전해온 것으로, 정부가 직접 진품임을 공인한다./사진=공동취재단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보호하고 재해가 닥쳤을 때 도왔던 노력들이 값을 따지기 어려운 보물이 됐다. 남방불교의 본산으로 알려진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진신사리 2과를 기증하기로 한 것. 그것도 국가 차원의 정책적·경제적 지원만으론 얻기 어려운 신뢰를 다지는 민간외교를 통한 것이라 더욱 값지다.

"한국과 스리랑카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보내드립니다. 얼마 전 세월호 사건 유족에게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희생된 분들이 열반에 들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한국 내 스리랑카인에게도 힘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28일 스리랑카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부처 진신사리 기증식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은 이번 일로 두 나라의 관계가 더 깊어지기를 기원했다. 이날 라자팍세 대통령이 부천 석왕사에 기증한 진신사리는 스리랑카의 남부 뗀네꼰 가문에서 전해져 온 것으로, 정부가 직접 진품임을 공인한다. 이날 행사에는 스리랑카 종교문화담당 장관과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와 종단 지도자들은 물론, 한국과 중국·일본에서 참가한 이운(불화, 사리 등을 다른 곳으로 옮길때 행하는 의식) 방문단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같은 경사는 그간 석왕사가 스리랑카 불교계 및 국내 스리랑카인 노동자 지원에 힘써온 덕분이다. 20여년 전부터 스리랑카 사찰 건립을 돕고, 국내 외국인노동자 지원단체를 설립해 처우 개선에 힘써왔다. 이에 지난 2008년에는 스리랑카 정부는 석왕사에 높이 2m의 불상을 선물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석왕사는 연말께 콜롬보 인근에 고아원, 내년 초엔 한국문화원을 신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경기도 부천 석왕사 주지인 영담 스님은 이번 사리 기증에 대해 정부가 공인한 진품이라는 점과 민간외교의 성과, 두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불교계에서 보리수 나무와 진신사리는 부처와 같은 의미로 섬겨집니다. 앞으로도 한국 내 스리랑카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양국 국민들 사이 신뢰가 쌓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어 "국내에 이미 진신사리가 많다지만 진위 여부에는 논란이 많습니다. 석왕사가 지난 1991년 들여온 사리도 아라한(출가 수행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의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굴 당시 불교 열반경 속 기록과 일치하는 문헌, 영국 고고학국의 검증, 스리랑카 정부 인증까지 더해져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에도 콜롬보 수부띠 사원에서 진신사리 기증식이 진행됐다. 이는 1898년에 영국 고고학국이 석가모니의 고향인 카필라성 고대 불탑 유적에서 발굴한 사리다. 수부띠사원 주지 마힌다완사 스님은 "진신사리는 그 자체로 석가모니 부처를 대표하는 것"이라며 "진신사리를 모시는 나라는 발전을 이어나갈 것이고, 아울러 세계 평화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덕담을 이어갔다.

한편 이번에 기증받은 석가모니 부처 진신사리 2과는 경기도 부천 석왕사로 옮겨지고, 내달 2일 칠월칠석에 맞춰 봉안법회가 진행된다.

/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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