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태(왼쪽 두번째) 한나라당, 정세균(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쟁점 법안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최종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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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1일 국회 대치상황과 관련 여야 대화를 거듭 촉구하며, 이날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일 본회의에서 쟁점법안을 직권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김 의장이 여야에 보낸 사실상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잇따라 당대표ㆍ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접점을 모색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대 쟁점법안인 미디어 관련 법안에 대해 수정의사를 밝혔으며 민주당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정무위 점거농성을 풀고 협상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김 의장은 이날 “오늘은 3ㆍ1절로 온 민족이 독립을 위해 하나되는 날”이라며 “그런데 정치권은 각자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이라도 마지막 여야 협상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늘 협상이 안되면 사실상 안 되는 것이다. 오늘 밤을 새우더라도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안 된다면 내일은 직권상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 대상과 관련해선 “여당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야당에 의해 막히기 때문에 이것을 직권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 경제 관련 법안을 비롯해 미디어법안 직권상정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 의장은 이어 “여야가 국회의장을 물고 늘어져서는 안 된다. 책임을 국회의장에게 전가하는 것은 비겁하다”면서 “국회의장 핑계대지 말고 협상을 해 줄 것을 마지막으로 통보한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에 앞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쟁점법안의 본회의 상정ㆍ처리 관련 각당의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종 협상 실패 땐 미디어법을 포함해 중점처리 법안 30개에 대한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건의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건의해서 내일 물리적 충돌이 있더라도 국회에서 (쟁점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그러나 “재벌의 지상파 참여가 문제가 되고 야당이 극구 반대한다면, 재벌의 지상파 참여 비율의 경우 야당이 협의해온다면 적극 수용할 태도가 돼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미디어법 수정안 제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언론악법 등 MB악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며 모든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은 날치기 시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극단적 대치를 해결하기 위해 언론관계법과 국회 정무위의 경제 관련 법에 대해 전향적 자세로 한나라당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