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디스크 변성증

헬스기구 척추강화 훈련 도움40대 중반의 한 남자가 찾아왔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등이 아파서 도중에 잠을 깨곤 하는데, 도대체 그 이유가 뭐냐고 하소연을 했다. 그에게 과거 병력을 물었다. 포병으로 근무하던 20대 군대시절 허리가 아픈 적이 있다고 했다. 그 후 대학에 복학한 후, 서너 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있거나 밤샘을 하면 가끔 등줄기가 당겼다고 했다. 일어서면 등허리가 잘 펴지지 않다가 좀 걸으면 쭉 펴졌으며,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한 후, 지난 10여년을 가끔 등허리가 피곤하다고 느낀 외에는 잘 지내 왔다고 한다. 그는 아픈 부위를 X-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봐도 아무런 이상을 찾을 수 없었으며 적외선 열조영술 후 허혈성 근육통이란 진단으로 치료를 했으나 별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환자의 등에 자기공명영상진단술(MRI)을 해 보았으나 어느 곳에도 디스크 수핵의 탈출 증세는 없었다. 디스크 수핵의 대부분이 정상적인 색상과 높이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제 6번, 7번 흉추 사이와 제 11번, 12번 흉추 사이의 등 디스크 수핵은 말라붙어 디스크의 높이가 줄어들어 있었고 디스크 색깔도 변성 되어 검게 변했다. 과연 이 디스크 변성증 때문에 그가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고통을 주는 원인인가. 확증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소량의 수용성 촬영 색소를 디스크 내에 가는 바늘로 주사해 디스크 조영술을 시행하여 통증을 유발시켜 보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아무런 통증이 생기지 않지만 그는 주사를 넣자 마자 '윽' 하며 통증을 호소했다. 그의 밤잠을 깨우는 범인은 흉추 디스크 변성증이었다. 디스크 변성증은, MRI로 디스크의 색깔과 물렁뼈의 색깔 변화를 보아야만 진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MRI가 발달되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질환이다. 그러나 첫 진단으로 MRI를 찍어온 미국 척추 의사 마이클 화워스는 "디스크 변성증은 요통의 원인 중 35%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척추 디스크병"이라고 말한다. 디스크 수핵 탈출증의 보존 요법은 견인술을 포함한 물리치료인데 반해, 디스크 변성증은 헬스 기구를 이용한 척추강화운동이다. /이상호<우리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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