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일 오전 임시사장단회의를 열었다.삼성은 이날 사장단회의에서 지난 30일 발표한 삼성자동차 처리방안이 삼성의 최종 입장임을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향후 추이를 관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았고 계열사의 삼성생명 주식매입 방안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삼성차 처리방침이 이건희 삼성회장의 추가 사재출연이나 삼성이 모든 것을 떠안으라는 방향으로 흘러가자 당황하고 있는 삼성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삼성의 공식 입장은 李회장의 추가 사재출연이나 삼성계열사의 삼성생명 주식 매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된다는 것.
특히 李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을 삼성계열사들이 장외에서 매입하라는 것은 주주들의 반발은 물론 모든 계열사들의 동반부실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내놓은 방안은 삼성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었다』며 『李회장 및 삼성계열사들의 추가희생은 걸림돌이 워낙 많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같은 주장은 우선 자금마련은 물론 법적인 규제에 걸린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당장 마련하기 쉽지 않고 현금을 마련한다 해도 상호출자규제조항에 걸려 이를 피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소액주주 및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발도 걸림돌로 들고 있다. 주주들은 계열사들이 삼성생명 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문제로 꼽겠지만 만약 삼성생명 상장을 전제로 한 평가가격인 70만원이 실제 장외거래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이들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李회장이 내놓은 주식이 2조8,000억원에 이르지 못하는 만큼 李회장이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석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공식적인 언급이 없어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내놓은 방안이 삼성이 내놓은 최선책이고 결코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강요하면 할 수 없이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상호출자한도를 풀어주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금융제재를 운운하면서까지 삼성생명 주식매입을 압박하면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 것.
삼성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면서까지 하라고 한 것을 반대할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이에 저항할 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진갑 기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