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다시 성행

헤지펀드등 주도국제 금융시장에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경제전문통신인 AP-DJ는 23일 최근 금리가 싼 엔화를 차입해 달러자산 등 금리가 비싼 자산에 투자해 금리차를 챙기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그 규모가 최소 80억 달러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저금리를 이용한 이같은 「엔 캐리 트레이드」는 헤지 펀드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의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주요 요인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AP-DJ는 지적했다. 지난 97~98년 아시아가 금융위기에 휩싸였을 때, 엔화가 140엔대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도 「엔 캐리 트레이드」가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일본은 제로 금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유럽 등 다른 주요국들은 금리를 계속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선 일본에서 엔화를 차입, 금리가 높은 미국과 유럽 자산에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해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의 엔고 저지 움직임과 계속된 경기침체 등으로 엔화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더욱 떨어지기 전에 미리 엔화 자금을 달러화 자산 등으로 옮겨놓아야만 환위험을 막으면서 환차익도 꾀할 수있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의 투자조사책임자인 미야지마 히데나오는 『일본과 주요국의 단순한 금리차 외에 선진 서방 7개국(G7)이 최근 엔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무디스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을 경고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국제 금융시장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엔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메르츠방크 도쿄지사의 외환책임자인 무라마츠 로헤이는 그러나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달러 약세 및 엔화 강세조짐을 나타낼 경우 지난해처럼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캐리 트레이드>=저리의 엔화자금을 빌려 수익율 또는 이자율이 높은 뉴욕 증시나 미국 재무부채권(TB)에 투자함으로써 금리 또는 수익율 차익으로 돈을 버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캐리트레이드는 짧은 시간의 엔-달러 환율 변화에서 이익을 내야 하므로, 헤지펀드등 투기성이 높은 투자그룹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엔화가 강세로 가거나 일본 금리가 높아질때 캐리트레이드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가 캐리트레이드에 실패, 98년 하루만에 20억 달러의 손해를 본 사례는 유명한 이야기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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