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4일 오후 대구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선거인단의 환호에 답하고 있
다. 오른쪽부터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와 강재섭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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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도곡동 땅' 정면충돌
李 "승부 눈멀어 정권과 놀아나지 말라" Vs 朴 "의혹 덩어리인 후보론 이길수 없다"
대구=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4일 오후 대구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선거인단의 환호에 답하고 있
다. 오른쪽부터 이명박, 원희룡, 박근혜, 홍준표 후보와 강재섭대표.
한나라당 대선 경선주자인 이명박ㆍ박근혜 후보가 당의 텃밭인 대구ㆍ경북(TK)에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관련 의혹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박 후보는 이날 한나라당 경선주자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전날 검찰에서 발표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을 거론, "매일 의혹이 터지는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후보는 "정치 검찰의 정권연장 음모"라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이 지역 발전 공약을 내세우면서 당 최대 지지기반인 TK 표심 파고들기에 안간힘을 썼다.
박 후보는 "어제 검찰이 도곡동 땅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으며 땅 판 돈에서 매달 수천만원씩 현찰로 빠져나갔는데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며 "도곡동 실제 땅 주인이 밝혀지면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되겠느냐. 대선 기간 내내 변명만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금융사기 사건인 BBK 사건에 대해서도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박 후보는 "김경준씨가 9월에 귀국, BBK라는 회사의 진짜 주인을 밝힌다고 한다. 실제 우려한대로 (이 후보로) 밝혀지면 대선 내내 변명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 다시 피눈물을 흘리고 암흑 속에서 살 후보를 뽑아서는 안 된다"며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박근혜를 확실히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어 "오는 길에 아버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들렀다. 또 내일(15일)은 어머님 기일이다. 부모님이 못다하신 선진국의 꿈을 이루도록 고향의 형제자매 여러분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이 후보는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자꾸 이상한 소문을 흘리고 있다. 여당에서 주장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부 선거법 위반"이라며 "검찰도 오전에 '이명박 땅이라는 증거가 없다. 증거가 있다면 왜 발표 안 했겠느냐'고 공식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검찰 일부에서 정치검찰이 이명박 땅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하면서 의혹을 흘리고 있다"며 "검찰이 오해받을 짓을 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며 나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설문에서는 박 후보에 대해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정치공세를 퍼붓는 후보 측에 엄중히 경고한다. 승부에 눈이 멀어 이 정권과 놀아나지 말라"고 지적했지만 실제 연설에서는 삭제, 톤을 낮췄다.
이 후보는 대신 지역발전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대구 경제를 보면 속이 상한다. 동남권 신공항으로 하늘 길을 열고 한반도 대운하로 물길을 열겠다"며 "대기업을 유치,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대구 실내체육관에는 한나라당 경선에 대한 이 지역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1만여명의 당원들이 행사장을 빼곡히 채우고 후보자 이름을 연호하는 등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장내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과감히 이 지역에 기반을 뒀던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의 독재를 비판, 큰 박수를 받았으며 원희룡 후보 측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아기자기한 응원구호로 행사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고 양대 후보가 차량편으로 행사장을 떠나자 양측 지지자들은 장외에서 서로 밀치고 발길질을 하는 등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박 후보 측 지지자들이 '이명박 도둑놈은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응원을 지속하자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플래카드를 제거하려고 해 10여분간 멱살잡이가 벌어졌다.
입력시간 : 2007/08/14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