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폭넓고 다양해진 제주 관광

카약 체험…요트 타고 주상 절리 감상…


제주도 조천읍 함덕리 함덕 해수욕장. 햇빛이 강해진 요즘, 함덕 해수욕장의 물빛은 남태평양 유명 휴양지의 그것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 않다. 먼 바다에는 짙고 푸른 물감을, 가까운 바다에는 하늘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해안의 하얀 모래 한 켠에서 검은색 현무암이 얕은 파도를 받아 내는 모습 또한 아련한 낭만을 준다. 요즘은 이곳 함덕 해수욕장에 작고 예쁜 배들이 떠다닌다. 바로 카약(kayak)이다. 지난 3일 카약을 타고 제주도 해안을 12일만에 완주해 화제가 된 상만(49) 씨는 이곳 함덕 바다에 ‘제주 카약체험’이라는 이름의 시설을 세우고 올해부터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함덕 해수욕장은 카약을 체험하기에 딱 맞는 곳이다. 제주도 바다는 바람과 파도가 세기로 유명한데 유독 함덕 해수욕장은 파도가 잔잔하다. 깊은 곳의 수심이 어른 가슴 정도로 얕아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알맞다. 캬약 배우기는 쉽다. 1인승과 2인승이 있는데, 노를 양손에 쥐고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저어주는 방식을 배우고 물에 들어간다. 열심히 배울 필요도 없다. 그냥 TV에서 봤던 장면을 연상해 노를 저어주면 배가 나간다. 익숙해지면 멀리서 물질하는 해녀에게 다가가 “많이 잡았수까”하고 인사를 건넬 수도 있다. 카약 체험 요금은 30분에 1만 3,000원. 그러나 이 가격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몰리는 성수기 기준이라, 사람이 뜸할 때는 주인 서 씨에게 ‘말만 잘 하면’ 하루 종일도 탈 수 있다. 제주도 여름 관광은 ‘바다’와 ‘물‘을 테마로 하면 좋다. 바다를 이용한 새로운 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카약이 직접 노를 젓는 방식의 가장 원초적인 배라면, 서귀포시 색달동 퍼시픽랜드에서 출발하는 요트는 가장 현대적이고 사치스런 배다. 하얀 요트를 타고 푸른 바다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귀포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요트 선실에서는 맥주와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원하면 노래방 반주기도 이용할 수 있다. 서귀포의 고깃배 부두를 가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는 어선을 타고 바다에 나갈 수 있다. 바다 중간에 띄워 놓은 바지선에 내리면 낚시를 하고 회도 먹을 수 있는데, 운이 좋으면 갓 잡은 대형 다금바리를 맛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수영이나 물놀이를 원한다면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을 가보자.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FC가 홈구장으로 쓰는 축구장에서 웬 물놀이를 하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경기장 한 켠에 들어선 ‘제주워터월드’는 슬라이드까지 설치된 워터파크다. 아이들은 물놀이를, 어른들은 찜질방을 즐길 수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닥터피시(사람의 피부 각질을 먹는 작은 고기)를 체험할 수도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 타결 이후 제주도 민심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돌밭을 일궈 감귤나무를 심으면 그 수확물을 팔아 자식 대학 공부를 시킬 수 있었던 70~80년대는 지났다. 감귤 값이 내려가 20년째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FTA 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 그렇다면 제주도의 살 길은 관광 산업이다. 건교부 산하의 준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수 조원 단위의 해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테마파크 조성, 주거형 휴양단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JDC 측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제주도의 푸른 미래를 함께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제주 경마 공원 "조랑말 경주 마권 사볼까?" 제주가 말의 고향인 건 다 아는 사실. 제주도를 상징하는 조랑말과 세계의 관상마를 보고 싶으면 제주경마공원 말 동물원을 가보자. 이곳 말 동물원에는 제주말을 비롯해서 모두 8종류 18마리의 희귀한 말들이 있다. 미국산 아메리칸 미니어처, 스코틀랜드산 클라이데스테일, 잉글랜드산 세틀랜드 포니, 아프리카 산 당나귀 등 작고 귀여운 말은 물론, 예전 미국 TV 시리즈 ‘삐삐’에 나오던 점박이 말 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말들이다. 현재 제주경마공원 말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말은 1살 짜리 암 당나귀 ‘산초’. 임신한 채로 수입된 어미 말이 ‘산초’를 낳고서는 곧바로 죽어 ‘산초’는 거의 사람 손에서 자랐고, 지금도 스스로 풀 뜯어먹기 보다는 사람이 먹여주는 풀 먹기를 더 즐긴다. 이곳에서는 조랑말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조랑말은 제주도에서는 그야말로 가축이었다. 농가에서 농사일을 시키기 위해 키우고, 잔치가 있으면 잡아먹던 말이다. 한 때 제주도에 4만 마리까지 있었으나 농업기계화가 진행되면서 숫자가 대폭 줄었다. 현재는 1만 3,000마리 선으로 숫자가 늘었다. 제주도 여행 일정에 토ㆍ일요일이 끼었다면 조랑말 경마를 구경해보자. 이틀에 걸쳐 열리는 9개 경주 중 조랑말이 뛰는 경주는 2~3개 경주. 예전 농사일을 돕던 조랑말이 발주기를 떠나 결승선을 향해 트랙을 달리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팁! 여행정보 ▦제주신라호텔은 가족을 동반한 여행객들이 보조침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러브 패키지’, 여성 3인이 동반할 경우 3인 조식 또는 야참을 제공하는 ‘여우 패키지’, 부부 또는 커플을 위한 ‘로맨틱 패키지’ 상품을 7월 12일까지 1박 21만~27만 원에 내놨다. 문의 1588-1142 ▦‘제주도 최초의 6성급 호텔’을 주장하며 현대차 그룹이 최근 오픈한 해비치 호텔은 7월 13일부터 8월 25일까지 서머 패키지를 27만 원에 제공한다. 2인 조식 및 세금 봉사료 포함. 문의 (064)780-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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