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실질 아파트값은 1990년대 초반수준

아파트 가격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정부가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서울의 실질 아파트 가격은 일반인의 체감지수와 달리 지난1990년대 초반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결과가 제시됐다. 또 전국의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산정한 실질 주택가격은 1980년대 중반에 비해서도 오히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21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1986년 1월의 아파트 가격을 100으로놓고 월별로 산정한 서울시내 실질 아파트 가격지수는 지난 3월말 현재 132로 19년전에 비해 32% 정도 올랐다. 이 지수는 국민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동향을 매월 발표되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로 조정해서 계산한 것이다. 3월의 아파트지수를 물가를 감안하지 않은 경상지수로 산정하면 328로 이 기간3.3배 가량 상승했지만 실질가격으로 환산한 값인 132는 1980년대말부터 폭등한 아파트값이 절정에 달했던 1991년 10월과 유사한 수준이라는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전국 도시지역의 아파트로 대상을 확대하면 전국 아파트지수는 3월말 현재 293으로 19년새 3배 가까이 올랐지만 실질가격지수는 지난 1992년 7월수준인 119에 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전국 도시지역 아파트외에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을 포함해 계산된 실질 가격지수는 74에 불과, 기준시점인 1986년 1월보다 오히려 24%나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평가의 주요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R)과 유사하게 아파트값을 월세지수로 나눠 산정한 아파트의 PER 역시 과거 최고점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월말 현재 전국 도시지역의 아파트 PER는 131.4로 1991년 4월의 137.2보다 상당히 낮고 '10.29대책'이 발표됐던 2003년 10월의 132.2보다도 소폭 낮았다. 또 서울시내 아파트로 조사대상을 한정해도 PER값은 3월말 현재 147.5로 1991년4월의 138.6보다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2003년 10월의 149.4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영익 상무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실질가격 환산 지수를 통해 부동산의 '버블'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분석 대상기간을 놓고보면 아파트값이 경상가격으로 많이 올랐지만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실질가격으로는 '거품'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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