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인정 깨끗이 승복… 盧당선자 축하
16대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0일 "이제 정치를 떠나고자 하며, 깨끗이 물러나겠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고, 여러분이 내린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패배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린다"면서 "부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좋은 대통령이 되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게 평생의 소원이었고, 사람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게 평생의 꿈이었으며, 진정한 개혁으로 제대로 된 나라,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부덕하고 불민한탓에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며, 여러분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골탈태해 국민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새로운 한나라당을 꼭 만들어 달라"면서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국가안전 및 경제안정을 이루는 파수꾼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도덕적으로 재무장하고 자기혁신을 해달라"고 당원들에게 당부한뒤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국민은 여러분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96년 신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의장으로 정계에 입문한후 신한국당 대표와 한나라당 총재 등을 거치며 5년여동안 야당을 이끌어 왔으나 지난 15대대선에 이어 다시 도전한 16대 대선에서 패배했다.
이 후보는 회견을 마친뒤 곧바로 귀가했고, 한나라당은 서청원(徐淸源)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