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에 대한 원화강세 현상이 재연되고 있어 수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동안 달러당 121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한때 외환시장에서 1200원선이 무너지면서 원화강세가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업계에서는 그동안 달러당 1200원선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다. 수출품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어느 정도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환율은 유지돼야 한다는 게 수출업계의 분석이다. 만약 환율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섬유 의류등을 포함한 상당수 품목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경기부진과 달러화 약세,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자본유입증대 등 금융시장 여건으로 보아 앞으로 원화 환율이 1200원선에서 유지될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데 있다.
하반기에도 1200원선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시장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환율하락세가 계속돼 달러당 1100원대가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1250~1300원선에서 사업계획을 짠 기업과 수출업체들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무역수지 흑자폭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지금과 같은 변동환율제하에서 환율은 외환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러한 시장 메커니즘은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또 환율하락은 수입물가를 낮추어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외채상환부담을 줄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없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는 경우 외환시장을 왜곡시켜 외환투기를 불러들이고 물가와 수출입을 비롯한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율은 가급적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시장수급사정에 의해 변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단기간내 급격한 변동보다는 점진적으로 변동할 때 수출과 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3월 달러당 1340원대였던 환율이 불과 3개월새 15%나 떨어진 것은 지나친 하락이다. 환율의 안정차원에서 적절한 대책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달러화약세가 지속되는 경우 원화강세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출업계를 비롯한 기업들도 가격경쟁력을 환율에 의존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변동환율제에서 정부의 환율안정대책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