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중 자금난으로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우연히 들어선 교회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 재기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사장이 있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WABAR)`의 이효복 사장이 그 주인공. 이 사장은 현재 127개의 가맹점을 지닌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가 화려한 인생2막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의지와 그만의 탁월한 감각, 감성에 호소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9년 여름 이 사장은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콜라텍 공사를 서울, 부산, 부천, 인천 등 여기저기서 벌이던 중 부도를 맞게 된 것이다. 부산 서면으로 내려갔으나 아직까지 이 사장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 있었다. 이때 `무엇을 염려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 것. 이 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교회 바닥에 주저앉아 그들처럼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그날로 이 사장의 고민은 해결된다. 그토록 완강했던 건물주가 하루 아침에 돌변, 차용증 한 장으로 편리를 봐 준 것이다. 이후 그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절망이 끝난 후 처음 이 사장이 시작한 아이템은 웨스턴바인 `텍사스`라는 주점. 그것은 그가 90년대 초 대학시절부터 보인 장사 솜씨와 탁월한 인테리어 감각의 걸작품이나 다름없었다. 텍사스는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 2000년까지 1년여만에 16개의 점포를 내는 등 뜻밖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상표등록 등 제반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미를 보지못했다. 자신만의 브랜드가 절실하다고 생각한 이 사장은 2000년 12월 웨스턴비어바 `와바`(www.wabar@wa-bar.co.kr) 프랜차이즈를 전개키로 결심했다. 다소 주목구구 식이었던 텍사스를 표준화하고 업그레이드시키기로 한 것. 2001년 2월 바와 호프의 중간개념인 `와바`의 첫 가맹점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개설됐다. 원목으로 처리한 서구적인 실내디자인, 126가지의 다양한 세계 맥주를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집어 마실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아이스바 등 기존 맥주전문점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색채의 바였다. 특히 와바는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끌었다. 2001년 5월까지 4개월 동안 직영점도 없이 10호점을 개설했다. 이에 힘을 얻은 이사장은 그 해 6월 `인토외식산업`이라는 법인을 설립, 와바의 프랜차이즈사업을 본격화했다. 8월에는 와바의 특징인 아이스바를 특허 출원하고 서울 역삼동과 대치동에 직영점을 개설했다. 이후 와바는 본격 성장궤도에 올라 현재 가맹점수는 127개. 올 초에는 중국에도 진출했다. 중국 상해에 160평 규모의 1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10월 청도에 3호점을 열었다. 내년 1월초 상해에 다시 4호점을 예약, 내년까지 중국에 30개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와바가 외국에 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차별화된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와바는 매달 3가지 이상 이벤트를 벌인다. 잭다니엘 한병을 시키면 제주도 2인 왕복권을 고객에게 준다. 물론 호텔숙박은 고객이 해결해야 된다. 둘째, 각종 맥주를 할인점보다 값싸게 공급해준다. 심지어 시중매장보다 7~8% 저렴하게 맥주를 제공해준다. 다른 업소보다 맥주단가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셋째, 가맹점주는 물론 아르바이트 등에게 365일 상시 교육시키는 시스템이 본사에 돼있다. 물론 점주나 아르바이트가 바쁘면 매장 현지에 직접 와서 교육을 시킨다. 가맹점주나 아르바이트들이 `최일선 영업맨`이라는 이 사장의 확고한 의지가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일본을 비롯 동남아 등지에서도 가맹점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여세를 몰아 이 사장은 내년부터 와인을 선보인다는 계획. 현재 롯데호텔 소믈리에(와인전문가) 공승식씨로부터 소스를 위탁 개발, 연초에 스키장에서 데워먹는 와인인 `글루바인`을 홍보ㆍ판매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신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립 한경대 축산학과와 산학협동으로 7가지의 다양한 소시지를 개발, 내년초부터 시판할 예정. 이어 세계적으로 이름이 있는 칠레, 호주 등지로부터 중급이상의 고급 와인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평범한 인테리어 사업가에서 세계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CEO가 된 뒤에도 이 사장은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지난 99년 여름 부산에서 보낸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와바가 탄생할 수 있었다”며 “중국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02)554-1796
◇와바 성공요인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컨셉으로 승부를 걸었다
▲다양한 상품을 구성했다.
▲맥주와 함께하는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에게 보답했다
◇와바 창업비용 및 수익(30평 기준)
-가맹비 990만원
-인테리어비 : 4,800만원(평당 160만원)
-초도물품비 등: 3,710만원
총비용 : 약 9,500만원
순수익:투자금액의 4% 이상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