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은 유로화가 출범한 뒤 유럽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반면에 유럽의 바이어들은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유로화 결제를 요구하거나 시장 통합으로 인한 가격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金在哲)가 최근 유럽과 교역활동을 벌이고 있거나 벌일 예정인 1,00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유로화 출범 후 업계 대응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유로화 도입이 국내 기업의 대(對) EU수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국내 기업들은 유럽시장이 유로화 도입으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결제통화 역시 아직 유로화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전체 응답업체의 91.5%에 달하는 기업들이 아직 유로화 계좌를 개설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기업 중 52.9%는 유로화 계좌 개설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응답업체의 27.5%에 달하는 기업들은 바이어로부터 결제통화의 변경 또는 유로화 가격 표시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 수출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70%이상인 업체의 경우 해당 지역 바이어로부터 유로화 결제를 요구받은 것이 38.6%에 달한 것으로 집계돼 유럽시장 기업들의 유로화 도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로화 통합효과로 인한 가격인하 압력 역시 응답업체의 4%가량이 가격인하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유로화 출범이후 3년간의 전환기간동안 유로존의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유로화 전환기를 활용해 유럽시장 수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기 위해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응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