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재외동포재단 강연회

"기업, 직원 마음 알아야 발전할 수 있죠"
맨손으로 신발제조업 뛰어들어 인도네시아 내수 1위 기업 일궈
사람중심 경영 성공비결로 꼽아
경영자 - 직원 간 대화·이해 강조

/=연합뉴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사람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경영자가 직원을 부담으로 느낀다면 회사 발전은 없지요."

인도네시아에서 맨손으로 신발제조업에 뛰어들어 현지 내수 1위 기업을 일군 송창근(54·사진)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차세대 리더를 꿈꾸는 해외 동포 청년들을 대상으로 '휴먼터치 경영'을 주제로 가진 강연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송 회장의 강연은 재외동포재단이 해외 한인 청년들의 모국 기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마련한 '세계한인차세대대회' 행사의 하나로 열렸다.

송 회장은 기업들이 직원을 부담 요소가 아닌 자산으로 볼 때 인적자본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을 기계로 보는 순간 경영자와 직원 간에 대화 단절, 불신, 파업과 같은 불안이 발생한다"며 "직원들을 이해하고 더 많이 스킨십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키·컨버스·헌터부츠 등 글로벌 신발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생산·납품해 연 매출 2억5,000만달러를 올리는 KMK글로벌스포츠는 직원만 2만명에 이른다. 이직률은 현지 업계 최하위권이며 지난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혔다. 송 회장은 수시로 3개 공장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하고 격주로 직원들 집을 찾아가 주거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해준 곳만 200곳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중심 경영이 이뤄지면 직원들의 회사 충성심은 배가 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지킨다"며 "회사 내 직원 전용 병원 3개를 운영하는 등 후생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20년 이상 경영하면서 부도 한 번 맞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신발회사에 입사한 그는 신발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1988년 홀로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단돈 300달러로 무역업을 시작해 1990년 현지 공장을 인수하면서 신발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회사가 발전하려면 많은 전환점을 거쳐 중대전환점(tipping point)을 만나야 한다"며 "배고픔이 사업을 키우는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성장할 때나 어려울 때나 직원들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매년 나이키 본사 바이어들이 현지 판매점을 들르는데 그 바이어들에게 상품을 보기 전 판매점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친절을 베풀어달라고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을 대하는 경영자의 원칙 3가지(3M)을 제시했다. 직원들에게 먼저 웃어주는 얼굴 경영, 잔소리(telling story)가 아닌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메시지가 있는 대화(story telling)를 이끄는 구술 경영, 그리고 심장과 손 경영이다. 그는 "말에 의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만큼 말을 조심하는 것도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이라며 "손은 지적하는 손이 아니라 경영자가 가진 재능과 권한을 나눠주는 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인 청년들에게 "최고경영자(CEO)는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자리"라며 "사람을 아끼는 마음으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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