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리빙스턴 확정

미 공화당의 봅 리빙스턴 하원 세출위원장(55·루지애나주·사진)이 미국의 차기 하원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리빙스턴 위원장은 9일 경합에 나섰던 같은 당 소속의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의원이 하원의장 지명 경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뉴트 깅리치 의장에 이어 차기 하원의장직에 오를 것이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하원의장은 미 헌법상 대통령, 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서열 3위의 막강한 자리다. 내년 1월 개원하는 제106차 미 의회를 이끌 리빙스턴 위원장은 미 남부 루지애나주 출신의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 특히 99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북한의 지하핵시설 의혹 및 미사일 개방 등을 문제삼아 클린턴 행정부가 요청한 3,500만달러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예산을 삭감하려 했던 대북 강경파로 전해졌다. 또 낙태 문제 등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원칙에 가까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때문에 리빙스턴 위원장과 상대해야 하는 백악관은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의회내 깅리치 의장이 너무 온건하고 타협적이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고 말해 공화당이 이번에는 대(對)행정부 강경파를 차기의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리빙스턴 위원장에 대해 『지난 6년간 세출위원회 멤버였던 그와 일을 하면서 괜찮을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의회지도부 선출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오는 18일 소속의원 총회를 열어 당 서열 2위인 하원 원내총무를 선임할 계획인데 딕 아미 현총무가 유임을 노리고 있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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