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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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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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한옥의 매력을 반영이라도 하듯 현대 건축가중에는 한옥에 심취한 이들이 많다.
건축가 김영섭씨의 경우 “내 작업은 대부분 한옥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며 “역삼동 한식당 ‘뱀부하우스’도 그 같은 작업의 일환” 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한옥의 아름다움은 단청 등 빛바랜 색깔의 감미로움에 있다”며 “우리 민족의 입맛이 묵힌 장맛을 좋아하는 것 처럼 색깔도 시간의 손길이 스쳐 지나가면 아름다움이 원숙해진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능소헌을 사고 전 주인에게 ‘집을 주셔서 고맙다’고 절을 했더니 그분은 ‘내가 누리던 복도 가져가라’고 화답 하더라”며“한옥을 거간하면서 복(福)과 덕(德)을 사고파는 곳이 복덕방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온 최욱씨의 한옥 사랑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씨는 한 때 한옥을 자신의 사무실로 활용했고, 지금도 한옥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유학시절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신의 건축문화를 사랑하는 것에 비해 나는 한옥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자책감을 느꼈다”며 “그 후 한옥을 책으로 공부를 했지만 내 몸에 익숙해지지 않아 아예 한옥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런 최씨는 한옥의 변형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생활공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존중해야 한다”며 “유네스코 헌장도 문화재의 원형에 일정한 변형이 가해지는 걸 용인하고 있는 만큼 한옥의 자연스런 변화는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최씨는 “현대인들은 불편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며 “원형 복원과 변화중 일반인은 후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까닭에 그의 한옥 사무실은 입소문이 나면서 개조를 의뢰하는 고객이 꽤 있는 편이다.
이와 관련 최씨는 “한옥을 개조해 달라는 의뢰는 있지만 응하지는 않는 편”이라며 “한옥은 아파트와 달리 애완동물 처럼 생명을 가지고 있는데다, 예민하기 때문에 개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건축주들이 ‘아파트 처럼 해주세요’라고 하면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며 “그것은 명품 매장에 가서 나이론 양말을 달라는 소리나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퓨전 작업은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기본적인 미는 살리되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작업의 연장”이라며 “한옥의 미학적 가치에 현대의 시간성을 결합하는 새로운 발견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을 지으려면
유명 대목장에 맡기려면 4~5년 기다려야
한옥을 지어주는 건축업체들은 의외로 많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수 많은 업체를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녀 세대까지 대를 이어 살만 한 집을 지으려면 정통 대목장을 찾는게 좋다.
이름이 알려진 대목장들은 주거용 한옥외에 고궁, 사찰 등 유적지 복원 등의 일감과 주거용 건축 등 일감이 4~5년씩 밀려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들은 후진 양성에 정성을 쏟고 있어 대목장이 지은 집에서 살게 되는 호사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최기영씨는 늘어나는 한옥건축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구리에 한옥건축기술전수교육관을 사비로 만들고 있다. 최씨는 이 곳이 완공되면 후진 양성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한옥건축 기술을 배우거나, 집을 짓기를 원하는 사람은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02-3672-8803)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