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빌딩 9,600억 받고 모건스탠리에 매각

지난 30년 간 서울 도심을 대표해온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이 외국계 자본인 모건스탠리에 넘어갔다. 대우건설은 9일 모건스탠리부동산펀드와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센터빌딩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대우센터빌딩의 매각금액은 9,600억원이며 매각조건에는 대우건설이 빌딩 리모델링을 맡는 한편 2년 간 빌딩 전층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대우가 대행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사주 매입, 비사업용 자산 매각을 통한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JP모건을 주간사로 선정, 대우센터빌딩 매각을 추진해왔다. 빌딩 인수에는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국민은행 등 4개 국내외 업체가 참여했으며 대우건설 측은 이중 모건스탠리를 지난 6월20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매각협상을 벌여왔다. 77년 6월 준공된 대우센터빌딩은 지하 2층 지상 23층, 연면적 13만2,560㎡규모의 대형 업무용 빌딩으로 서울역 맞은편에 자리잡은 입지 때문에 그동안 서울 도심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회사 측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연내 채무상환 등 자본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핵심사업 역량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대우센터빌딩 매각대금을 대한통운 인수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모건스탠리가 그동안 국내에서 대형 빌딩을 인수한 후 재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어온 점을 감안하면 대우센터빌딩 역시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가치를 끌어올린 후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의 한국 부동산 관리를 전담하는 MSPK는 서울 무교동 코오롱빌딩ㆍ현대무교빌딩(옛 현대상선빌딩) 등 굵직한 국내 부동산을 사들인 후 3~4년 만에 이를 되팔아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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