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항공산업대국 교두보 구축/어제 폐막 ’96서울에어쇼 결산

◎삼성·KAL 미 등과 공동개발프로젝트 체결/현대 독 그로브사와 특수목적기사업 협의/‘군수품 판매·상담에만 치중 본래 취지 무색’ 지적도「96 서울에어쇼」가 1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아쉬움속에 막을 내렸다. 국내는 물론 동북아에서 처음 열린 이번 서울에어쇼는 21세기 항공우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우리업체들의 노력을 세계에 알렸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항공우주산업의 현주소를 둘러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이번 행사기간중에는 50여만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간 가운데 삼성항공·대한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등 국내 항공우주 4개 업체가 외국업체와 다양한 기술교류와 상담을 이룸으로써 한국항공우주기술을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삼성항공과 대한항공은 미국의 보잉사등과 차세대여객기로 5백명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여객기 공동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성과를 이뤄냈으며 현대우주항공도 아직 공개되지 않는 독일 그로브사와 고공 특수목적기 사업에 참여키로 합의하는등 이번 서울에어쇼를 통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에어쇼 사상 처음으로 항공우주테크노마트를 개최,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인공위성발사체, 우주정거장, 초대형·초음속항공기에 관한 세미나가 잇따라 열려 참가업체들의 열띤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선진국 참여업체들이 굵직한 사업계획을 행사기간중 발표해 그동안 관련정보를 얻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했던 우리업체들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행사에 참가한 삼성항공의 관계자는 『서울에어쇼를 계기로 세계적인 업체와 교분을 쌓게 됐다』며 『우리 항공산업의 국제화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에어쇼는 세계적 규모의 에어쇼가 민수용 항공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국내외업체 모두가 전투기를 비롯한 군수용품의 전시와 판매를 위한 상담, 기술협력등에만 관심을 쏟아 「항공산업 발전과 협력, 홍보」라는 에어쇼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록히드 마틴을 비롯한 선진국 참여업체들은 제각각의 전투기사업을 집중적으로 알리는데 주력, 우리나라가 추진중인 차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겨냥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는 속셈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항공우주업체들도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수준을 세계에 알려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홍보성 행사」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품이 헬기를 비롯한 일부 품목에 국한됐고 내용도 다양하지 못했다는게 관람자들의 불만이었다. 모형비행기를 전시해 관람객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중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마련된 중소기업전시관에서 항공우주와 관련된 상품은 찾아볼 수 없었고 건강식품이 판을 치기도 했다. 바가지상혼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행사준비기간이 1년이나 됐는데도 서울에어쇼를 기념할만한 휘장사업이 거의 없어 주말에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구경온 가족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번 에어쇼가 첫 번째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21개국 2백14개 유수업체들을 끌어들이는 등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성과를 거둠으로써 우리나라가 오는 21세기 항공우주산업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한상복>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