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고속화·열처리 등 자사 “NLX가 최고” 주장/대우·삼보/“업그레이드땐 ATX가 단연 뛰어나” 맞불「우리 방식이 최고라니까요」
펜티엄Ⅱ PC의 주기판(마더보드) 방식을 둘러싸고 PC업체 사이에 때아닌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펜티엄Ⅱ 신제품을 준비하면서 NLX 방식이 펜티엄Ⅱ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하자 삼보컴퓨터·대우통신 등 ATX 방식을 채용한 경쟁사들이 이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컴퓨터의 「몸체」로 비유되는 주기판은 중앙처리장치, 메모리, 비디오·오디오 카드 등 핵심 부품을 꽂아 쓸 수 있도록 설계된 회로기판을 말한다. 인텔이 주도하는 베이비 AT·ATX·NLX 등 주기판의 표준은 생긴 모양(폼팩터)이 달라 호환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삼성은 『NLX 방식은 주기판 자체를 카드 형태로 꽂아 쓸 수 있고 공기 흐름을 원할히 소통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 열처리, 공간활용, 유지보수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특히 NLX는 중앙처리장치의 고속화에 따른 열처리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어 업그레이드의 최선책』이라고 덧붙였다. 열처리 문제로 ATX를 NLX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NLX를 채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삼보·대우 등 경쟁사들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들은 『ATX야말로 일반 PC에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된 방식』이라며 『오히려 NLX는 넷PC 등 특수 용도로 만들어진 주기판으로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특히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는 『ATX는 NLX보다 열처리 성능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아 업그레이드를 할 때 ATX 주기판을 그대로 쓰면 된다』고 강조했다.
대형 PC업체들의 이같은 설전은 내년부터 PC 시장에서 펜티엄Ⅱ 기종이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나름대로 차별화를 위해 각 방식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종의 「상대방 깎아내리기」인 셈이다.
인텔코리아는 『어느 한 방식이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ATX는 차세대 범용 PC에, NLX는 공간을 작게 만들 수 있는 특수 용도에 알맞게 만들어진 것』이라며 『여러 방식의 마더보드가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