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당국자 "北 성의 보이면 6자회담 재개 응할수도"

"北이 핵 모라토리엄 선언해야"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북한이 과거 6자회담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중유 75만톤만큼은 불능화를 이행하겠다는 성의를 보이면 6자회담 재개에 응할 수 있다"고 20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북한이 결자해지 하는 차원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키거나 핵시설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형식이 될 것"이라며 "농축우라늄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새로 부상한 만큼 이를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바겐(일괄타결)'이 여전히 유효한 안이라고 강조한 뒤 "앞으로 5자의 의견을 수렴해 북한을 상대로 그랜드바겐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며 "만일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기를 원한다면 미국에 이를 위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중관계의 경우 이 당국자는 "중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외교부 내에) 중국과(課)를 하나 더 늘리고 실무인력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외교부 조직개편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차관 인사 내용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차관 두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외부에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외부 기용을 위해 교수나 학자, 그리고 타 부처 관료를 영입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그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상설화와 조직 재정비를 통한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뒤 정책기획국의 미 국무부식 운영, 문화외교국장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기용, 유엔 및 워싱턴 공관 하위직 직원 근무연수 2년으로 축소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사회는 9ㆍ19 공동성명의 이행계획서인 2007년 2ㆍ13 및 10ㆍ3합의를 통해 북한이 핵시설 폐쇄 봉인과 불능화 및 신고를 이행하는 데 따라 6자회담 나머지 5개국이 중유 등의 경제ㆍ에너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후 북한은 영변 핵시설 불능화의 대가로 중유 100만톤 지원을 약속 받았고 이 중 75만톤의 중유가 북한에 전달됐다. 그러나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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