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7은 우세를 의식하고 후퇴한 수. 이 수를 보고 검토실의 서봉수가 껄껄 웃었다. "세돌이가 장가를 가고 아이까지 낳더니 겁이 많아졌어."(서봉수) "흑이 너무 낙관을 하고 있는 인상입니다. 예전 같으면 여기서 요절을 내려고 했을 겁니다."(조한승) 흑7은 완착이었다. 참고도1의 흑1로 칼을 뽑았어야 했다. 백은 2로 따내고 버티겠지만 이 전투는 흑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흑13까지가 예상되는데 백이 무력하게 모두 잡힌 모습이다. 이세돌이 나중에 솔직하게 말했다. "떨렸어요. 판이 좋은데 괜히 잡으러 갔다가 부작용이 생길지도 몰라서 겁이 났어요." 이곳의 후퇴는 이 바둑을 숨막히는 반집승부로 만들었다. 박영훈이 기민하게 백10, 12를 선수로 두자 검토실의 안조영9단과 이영구6단이 조심스럽게 백이 도리어 편해 보인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백14는 너무 고지식했다고 지적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참고도2의 백1로 잡는 수가 반상최대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박영훈은 흑이 2 이하 6으로 두면 백이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어찌 되었든 흑이 실전보의 7로 물러선 이후로는 승패불명의 바둑이 된 것만은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