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역로비에 대리유치추진 싱가포르 비난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최지 변경문제가 갈수록 진퇴양난의 형국에 빠져 들고 있다.
WTO의 상당수 회원국들은 내심 주최국인 카타르가 개최권을 자진 반납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카타르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WTO사무국과 일부 회원국들을 상대로 역로비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측은 한발짝 더 나아가 각료회의 개최지 변경은 아랍진영에 대한 모욕이라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대리유치'의사를 표명한 싱가포르를 비난하는 등 선제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의 외교관은 "카타르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으나 현시점에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무어 사무총장을 비롯해 각국의 WTO 담당대사들은 각료회의 장소변경 문제에 관해서는 아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한마디의 '실언'이 카타르 뿐 아니라 중동지역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을 정도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아프간 공습이 지상전으로 확대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격화되는 등 주변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카타르의 지리적 위치, 그리고 취약한 안보능력으로 인해 `도하개최'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판단을 이미 내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최권 반납에 따른 적절한 명분과 물질적 보상을 제시하고 이를 카타르가 수용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라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내주중 모종의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