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WTO 조기가입 지지

중국과 일본은 9일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한 쌍무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9일 베이징에서 중국 최고지도자 3명과 연쇄 회담을 갖고 중국의 WTO 조기가입을 적극 지지하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억제에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날 오부치 총리는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후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과 만나는 등 최고 지도자들을 연달아 접견, 양국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모두 골치아픈 숙제를 해결하는데 양자간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이뤄져 전반적으로 순조로히 진행됐다. ◇중국 WTO 가입문제=중국은 13년간이나 추진해온 WTO가입을 연내에 꼭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중국의 미 핵미사일 기술 절취 의혹에다 미국의 잇달은 인권문제 개입으로 미중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고공습을 주도하고 일본과 신(新)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강화, 미일 양국간 갈등이 더욱 심화된 상태다. 중국은 이번 합의를 미·중 양국 갈등 해소의 가교로 이용, 미국과의 협상재개를 통해 WTO 조기가입을 현실화한다는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일 경제협력 강화=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실리를 얻기 위해 가능한 껄끄러웠던 부분을 피해나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논란이 됐던 일본의 과거사 사죄 문제가 이번에는 양자 조율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대신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를 활성화시킨다는데 동의, 새로운 세기에 더욱 양국간 협력을 강화시켜나가기로 결의했다. 양국은 장 주석 방일 때 합의한 경제 및 청소년교류 등 33개 협력항목의「21세기를 향한 협력강화 행동계획」을 착실히 추진하고 향후 중점항목 등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일본은 중국의 WTO 조기가입 지지와 대중국 투자지속을 약속하는 대가로 중국최대의 국책사업인 베이징~상하이(上海)간 고속철도건설에 일본의 신칸센(新幹線)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오부치 총리는 북한이 미사일을 재발사할 경우 일본의 안전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이의 저지에 동참해 주도록 중국에 요청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미사일 개발 자제 설득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혀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엿다. 오부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장쩌민 주석이 도쿄를 방문했을때 중국이 북한 미사일개발을 억제하도록 힘써줄 것을 요청한 바 있으나 중국측이 「주권사항」이라며 개입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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