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통상장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을 해소하기 위해 8일부터 이틀 동안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한 가운데 미국이 한ㆍ유럽연합(EU) FTA와의 균형(parity)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EU FTA와 비교할 때 한미 FTA의 자동차 부문 관세환급 등에서 EU에 비해 미국이 불리하게 협상이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7일 "청와대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한미 FTA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한미 간 추가 협의전략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미국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와 우리 측이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할지를 논의했다"면서 "(한국이) EU와도 FTA를 체결했는데 그쪽(미국)과 (한ㆍEU FTA와 비교해) 패리티(균형)를 적용할 것도 있고 해서…"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한ㆍEU FTA와 한미 FTA를 비교한 결과를 놓고 볼 때 미국이 EU보다 불리한 부분에 대해 균형을 요구했고 이와 관련한 추가 협의 전략 등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미국이 균형을 강조하는 분야는 자동차 관세환급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ㆍEU FTA에서는 협정 발효 5년 뒤부터 관세환급액을 5%로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한미 FTA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의 한미 FTA 쟁점해결을 위한 마지막 실무협의에서도 이 내용은 이슈가 되고 있다. 양측은 앞서 실무논의에서 핵심 쟁점인 미국산 자동차 연비 및 배출가스 기준 완화 등 수입규제에 대해 상당 부분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세환급제 등은 통상장관 회동을 통해 추가 논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게재한 '안정을 향한 우리의 길을 수출한다'는 기고문에서 한미 FTA 타결을 위해서는 자동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협정이든 올바른 조건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미 FTA 타결의 선결조건은 미국 자동차 업계와 노동자의 이익보호"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 FTA는 수백억달러어치의 수출액 증가, 미국 노동자 일자리 수천 개와 맞먹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