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주가전망과 관련한 「삼성보고서」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있다.그러나 정치권은 아전인수격으로 「실정(失政) 심판론」과 「중간평가론」으로 연결지어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위평량(魏枰良) 정책실장은 9일 이와관련, 『정치공방에 증시를 이용, 일반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면 이는 정치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한뒤 『삼성증권같은 대기업 계열사가 그 파장도 생각치않고 민감한 시기에 이같은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 비난했다.
양당의 16대총선 주가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삼성증권사의 「외국인들은 누구인가」라는 16쪽의 짧은 시장전망보고서. 양당의 안정론과 견제론의 진위, 그 배경과 함께 삼성증권 보고서파동의 실체를 살펴본다.
◇삼성증권 보고서의 실체
지난 1일 삼성증권이 발표한 것중「해외투자가의 유형과 투자행태」는 『지난해 외국인투자가 급증했던 것은 현 정부의 강력한 개혁의지 때문』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여당이 총선에서 패한뒤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후퇴와 정책혼선』이 지적하고 있다.
투자 전망에 대해 『무분별한 투자만 없으면 장기금리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전자상거래를 통한 비용절감으로 기업수익의 호조가 예상되고 국민·기업연금의 주식투자 비중 증가로 주식수요는 늘어날 것』이 예측하고 있다.
◇새천년 민주당과 한나라당 공방과 그 배경
한나라당은 지난 1일 보고서 발표이후 『야당이 승리해도 주가가 올랐는데 사기업체가 터무니없는 궤변으로 야당을 음해하고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삼성증권 유석렬(柳錫烈)사장과 해당간부를 선거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반해 뜻하지 않은 호재(好材)를 만난 민주당은 『여당이 패하면 각종 개혁작업에 혼란이 오고 경제기조도 흔들린다』며 『그렇게되면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한나라당의 음모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양당의 공방 이면에는 이번 16대 총선결과에 따라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개혁을 위한 안정론」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반DJ 성향의 지역과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중간평가」로 총선성격을 규정하는 한나라당간의 선거전략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양측 모두 주가공방을 통해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고 판단해 앞으로도 주가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 작성 경위
삼성증권 임병욱 홍보팀장은 『증권거래서 출입가자 정기간담회에서 우리 애널리스트중의 하나인 이남우(李南雨) 상무가 외국인의 투자경향을 설명하기 위해 메모한 것』이라며 『간담회 참고자료가 보고서라는 형식으로 원치않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당혹스럽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임팀장은 특히 『알려진 4·13 총선전후 증시전망은 외국인의 투자경향을 설명한 것이지 우리가 보는 증시전망은 아니다』 강조했다.
◇증권가와 전문가의 반응과 평가
전문가들과 증권가에서는 정치권의 보고서파동에 대해 「별 일도 아닌데 괜한 소란」이 일축한다.
한 금융전문가는 『보고서 내용은 증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이라며 『총선결과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일정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 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덕수기자DS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