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 '반쪽 청문회' 여야 모두 부담

여권이 단독개최에 경제청문회에 한나라당이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대치정국이 풀 조짐을 보이고있다.여야는 18일 국회 529호 난입사건을 둘러싼 모든 쟁점을 국회 운영위에서 다루도록 하고 19일 3당 총무회담을 열어 경제청문회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경제청문회 협상을 벌이는 19일 하루 여당은 경제청문회를 쉬고, 야당도 장외투쟁을 중단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국회 529호 난입사건과 여당의 법안 단독처리로 야기된 여야 대치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또 여야 협상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이 경제청문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가 이처럼 합의한 것은 여당 단독청문회에 대한 여론의 반감과 장외투쟁에 대한 야당의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여야간 서로의 속셈이 맞아 떨어졌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여당의 경우 이날 개의했지만 한나라당이 불참한 청문회로 당시 집권당이던 한나라당측의 실책을 전면 부각시키기가 어려워 한나라당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현안에서 유인책을 모색했던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의 경우 전정권의 집권당으로 경제청문회가 열리게 된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데 장외투쟁을 강행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청문회 정국에 동참, 방어할 것은 방어하는 등 구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다른 현안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있다. 이날 여야가 사정대상 의원처리문제 등 기존 정국현안들과 청문회를 연계시키는 빅딜설이 나오는 이유도 이같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당에 대해 국정조사계획서 기습처리 사과, 특위 동수구성, 정책청문회 약속 등 어느 것 하나 쉽지않은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문제다. 그러나 야당의 요구조건에 여당이 수용할지 불투명해, 청문회정국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또 극적으로 여야합의의 청문회가 개최될 경우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증언문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이는 여야 모두 골치아픈 요인이다. 여당은 이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동진정책을 통한 정계개편이나 개별적 야당의원 영입 등 향후 정치일정 추진에 변수를 안게될 변수로 보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YS에 대한 여당의 방침은 직접증언보다 서면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도 여당의 이같은 입장을 충분히 활용할 태세이지만 YS의 증언문제다루기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당과 마찬가지로 불편한 변수다. 이회창(李會昌)총재체제의 착근에 당내 민주계 등 비주류의 동향은 사활적 중요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민주계가 어떤 식으로던지 YS증언을 반대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19일 오전에 재개되는 3당총무회담의 결과에 따라서 YS증언문제를 포함 모든 정치현안들의 이면합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높다. 결국 청문회 등을 둘러싼 현재의 대치정국을 풀 수 있는 것은 한나라당과 李총재에게 제시할 수 있는 약속를 여권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에 달려있다. 또 여권의 수용정도와 여부를 떠나 李총재의 전투역량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해법이 달려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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