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發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올 겨울 폭설·폭우등 기상이변으로 수확량 급감 전망
투기자금 국제곡물시장 유입 밀·옥수수값 30%이상 폭등
수입의존도 높은 한국, 장기침체 우려속 물가상승 이중고


엘니뇨發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올 겨울 폭설·폭우등 기상이변으로 수확량 급감 전망투기자금 국제곡물시장 유입 밀·옥수수값 30%이상 폭등수입의존도 높은 한국, 장기침체 우려속 물가상승 이중고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관련기사 • 엘니뇨 과거에도 물가등 경제에 큰영향 • 올겨울 엘니뇨 강도는 • 식품업계 "밀가루·전분값 인상 불가피" ‘L자형’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에 북핵 변수 외에 또 다른 반갑지 않은 변수가 등장할 전망이다. 바로 올 겨울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이다. 폭설ㆍ폭우 등 기상이변을 동반한 엘니뇨는 계량화된 적은 없지만 세계 곡물 가격 상승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전체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곡물 소비량의 73%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엘니뇨의 강도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징후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세계 투기자금이 엘니뇨에 따른 기상이변을 염두에 두고 곡물시장에 몰리면서 밀ㆍ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톤당 142달러에서 10월 현재 196달러로 무려 38%나 상승했다. 옥수수 가격도 이 기간 동안 88달러에서 117달러로 33% 폭등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3%대의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인 중 하나는 값싼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다는 점. 공공요금 상승 등으로 물가불안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 곡물 가격마저 급등한다면 우리는 저성장과 물가상승의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지난 27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세계 곡물수급 동향’을 논의한 뒤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할당관세 추가 인하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과거 엘니뇨가 나타났던 시점의 경제지표들이 대부분 부진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엘니뇨 현상이 심했던 때는 지난 97~98년, 2002~2003년이다. 97~98년의 경우 외환위기 상황까지 겹쳐 98년 1ㆍ4분기 산업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4.9% 감소했다. 2002~2003년의 우리 경제 성장률은 2002년 3ㆍ4분기에 전분기 대비 1.2%에서 4ㆍ4분기 1.0%로 떨어진 데 이어 2003년 1ㆍ4분기에는 -0.3%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비해 물가는 2002년 3ㆍ4분기 2.6%에서 2003년 1ㆍ4분기 4.1%로 급등했다. 물론 이 시기의 성장률 하락 및 물가 상승에는 다른 경제요인도 작용했겠지만 기상이변으로 인한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 겨울철 레저산업 위축 등 엘니뇨의 직간접적 영향도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실물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엘니뇨 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사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엘니뇨=동태평양 적도지역 넓은 범위에서 고수온이 지속되는 현상. 해수면 온도가 평균온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6개월 넘게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지난 5월 이후부터 해수면 온도가 0.5~1.5도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엘니뇨는 기상재해를 수반한다. 전세계적으로 엘니뇨가 발생했던 97~98년 겨울에는 인도에서만도 2,430명이나 사망했다. 입력시간 : 2006/10/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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