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드미트리 메드베프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한 항의표시로 2일 러시아 주재 일본대사를 소환하기로 결정,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외교적 긴장감이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대통령의 북방영토 방문 관련 사정을 듣기 위해 고노 마사하루(河野雅治) 주러시아 대사를 일시 귀국시킨다”고 밝혔다. 마에하라 장관은 이번 조치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의논해서 결정했다”며 향후 대응에 대해 “대사에게서 사정을 들은 뒤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옛 소련 시절을 포함해 러시아 최고지도자로는 처음 1일 쿠릴열도 남단 쿠나시르를 방문, 양국관계 악화를 예고했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 열도 방문과 관련, “그 지역에 (러시아) 대통령이 왔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밝혀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영토분쟁을 포함해 주변강대국 외교에서 밀리고 있다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측면도 없지 않다. 러일 양국간 외교적 마찰을 불가피하겠지만 갈등이 오래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일 관계는 시베리아, 사할린, 북방영토를 포함한 경제개발 협력을 축으로 나아가고 있어 (냉정한 대응이냐 강경대응이냐)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며 13, 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겠나”고 말했다. 마에하라 장관 역시 “영토문제를 해결해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러일관계를 강화해 가는 방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