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플러스] "더블딥? 경기회복!"… 증시로 다시 유턴

지금 자금 시장은… "주가 저평가" 인식도… 연기금 등 지속 매수
"금리 떨어진다" 채권시장선 자금 빠져나가


더블딥(이중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에 몰렸던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채권금리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인식 아래 자금이 채권시장에서는 빠져 나가고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에는 서서히 유입되고 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해 추가 하락폭이 적을 것이라는 기대가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한 미국 등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위험자산을 무조건적으로 회피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강하다. 미국이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고 우리 정부도 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경기가 안정될 경우 주식시장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지난 8월 외국인들이 장기물 위주로 국내 채권을 집중 매수하면서 채권금리는 급락했었다. 1년물 금리가 한달 동안 0.4%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이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지난 8월 27일 현재 75조3,000억원으로, 8월 한달 동안 3조2,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도 역시 약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것은 시중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8월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은 24일 현재 13조4,845억원이 늘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던 지난 7월 한달 동안의 7조4,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시장에서 금리하락에 방점이 찍혔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앞서 경기침체 우려로 채권금리가 떨어진 것인데 위험 가능성이 큰 불량채권 금리까지 하락하면서 버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8월말을 고비로 미국의 향후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오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채권금리도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들의 채권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는 8월말부터 정체된 상태로 채권 보유잔액이 75조원에서 주춤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게 리스크 선호 현상은 호재가 되고 있다. 8월 들어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시장 분위기 자체를 나쁘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 8월 들어 27일 현재 증시에서 6,400억원어치 누적 순매도하면서 3개월만에 월간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이는 지난 5월의 6조원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다. 기관들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펀드환매에 따라 누적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지만 반전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9,500억원으로 지난 7월의 2조6,4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기관 가운데서도 연기금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증시에 쏟아 부으면서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연기금은 8월 들어 27일 현재 1조원을 순매수했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개인들이 증시를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다. CMA 잔액이 42조원을 넘긴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고객예탁금도 13조원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펀드에서는 환매를 하는 대신 8월에는 직접투자로 6,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여전히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올해도 대규모 무역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고 기업들의 실적이 하반기에 다소 꺾이더라도 여전히 여타 국가들의 경우와는 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는 국제적으로는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ㆍ기계ㆍ건설ㆍ철강ㆍ화학 등 업종에서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자금시장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내놓은 DTI 규제완화 등 부동산시장 안정책도 전반적으로 자금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기업들은 주요 국가 대비 가장 뛰어난 실적 모멘텀을 보유했으면서도 더블딥 우려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며 "경기전망이 좋아지면서 우리 증시가 가장 먼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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