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매도 기회인가.` 거래소 최고령 기업인 조흥은행(000010)이 소액주주를 외면한 채 상장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조흥은행은 매수청구권 등 소액주주 보호장치가 전혀 없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소식에 장 초반 1,300만주가 넘는 매물이 쏟아지며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이날 조흥은행의 급락은 최대 주주인 신한지주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1.15%의 지분을 보유, 대주주 지분분산 요건에 미달돼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는 이달 말 제출되는 조흥은행의 2003년 사업보고서에서 이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1년의 상장폐지 유예기간을 거쳐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문제는 조흥은행의 최대 주주인 신한지주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지분분산에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신한지주측은 “완전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에 있으나 그 방법 및 시기에 대해 현재 결정된 바 없으며 추후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신한지주의 입장이 알려지며 소액 주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인 만큼 향후 공개매수와 신한지주 주식과의 맞교환 등의 방법을 통해 소액주주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하면 최대한 싸게 주식을 인수할 수 있어 구체적인 방안을 서둘러 내놓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주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리종목 투자가 제한된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관리종목 편입은 신한지주에게는 소액주주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지만 소액주주에게는 유동성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손실을 더욱 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공개매수 때처럼 신한지주의 정부지분 인수가격인 평균 5,004원 수준에서 소액주주의 공개매수 가격이 결정될 수도 있다며 추가 급락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