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대출경쟁으로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6년 만에 최저수준인 1.50%포인트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2ㆍ4분기 저축성수신 가중평균 금리는 연 4.40%인 데 비해 같은 기간 대출평균 금리는 5.90%로 1.50%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예대금리 차이가 이처럼 좁혀진 것은 지난 2000년 2ㆍ4분기의 연 1.48%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저축성수신 평균금리가 연 7.09%, 대출 평균금리는 8.57%로 외환위기 이후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인 데 비해 이번 예대금리차는 은행간 대출 경쟁이 만들어낸 특이한 현상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2005년 초부터이다. 2004년 4ㆍ4분기에 예대금리차는 2.17%포인트였지만 2005년 1ㆍ4분기 2.13%, 2ㆍ4분기 2.06%, 3ㆍ4분기 1.96%, 4ㆍ4분기 1.74%, 2006년 1ㆍ4분기 1.61%, 2ㆍ4분기 1.50%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올 6월까지 콜금리가 4차례 인상되는 과정에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금리 인상분을 서로 다르게 반영하면서 예대금리차는 많이 줄어들었다. 예금금리는 지난해 3ㆍ4분기 3.58%에서 올 2ㆍ4분기 4.40%로 0.82%포인트 올랐지만 대출금리는 5.54%에서 5.90%로 0.3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외형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0.46%포인트의 대출금리 인상 요인을 흡수한 셈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이처럼 줄었는데도 은행들의 순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은행들이 규모의 경제에 이르고 있는데다 비이자 수익원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2~3개월은 대출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오름폭이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