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 타결로 부산항, 의왕컨테이너 내륙기지(ICD) 등의 조합원들은 파업을 철회하며 업무에 속속 복귀, 모처럼 전국 화물수송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에 따라 의왕ICD의 컨테이너 반출입이 평소대비 83%까지 늘어나는 등 `물류대란`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지만, 조합원들이 피로 누적으로 현업에 복귀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16일 오후나 돼야 화물수송이 평상시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광양항은 터미널 운영사와 운송사측에 6개 사항을 추가로 요구하며 계속 운송거부 중이지만 조만간 합의 안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는 화물연대 조합원을 태운 트럭이 꼬리를 물고 부두로 진입하면서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오전 10시20분께 신선대 부두 인근에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20~30명씩 나눠 탄 트럭이 속속 도착했으며 부두로 진입하려는 트레일러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감만부두와 자성대 부두에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부산대에서 곧바로 돌아와 투쟁복을 입은 채 차량을 움직이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운행을 재개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는 모습이었다.
4부두 수송담당 관계자는 “오전부터 평소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바뀌어 일주일 정도면 4부두의 항만기능이 완전히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항으로 통하는 도시고속도로 진입로는 오후부터 부두로 진입하려는 컨테이너 차량과 화물을 싣고 나오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 부두 출입로가 한 때 뒤엉키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경인ICD는 오전부터 조합원이 속속 복귀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화물연대 경인지회 소속 노조원들은 이날 새벽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 10시 집행부의 지시가 내려지기 전부터 정상화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가 오후부터는 파업노조원과 `재택파업`에서 복귀한 노조원들로 터미널 휴게실이 북적거렸다.
경찰 역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1대중대 60여명만을 남기고 철수해 그동안 파업지도부와 경찰지휘부가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제2터미널 진입로 4거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경인ICD측은 이날 오전 컨테이너 반출량은 하루평균 처리량의 20%인 959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였으나 오후들어 80%이상 회복돼 16일부터는 완전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에 모여있던 화물연대 부산지부 1,500여명 조합원들은 그동안 맘음 고생이 심했는 지 대다수가 협상타결에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집행부의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노동가요와 구호를 회치던 60대의 한 조합원은 모자를 흔들며 울먹거렸고, 옆에 있던 조합원은 연신 박수를 치며 “만족합니다”고 기뻐했다.
또 쇠파이프를 손에 들었던 사수대원들도 “이제 쇠파이프 내려 놓죠”라며 웃음을 보였고 한 조합원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기쁨을 표시하기도 했다. 협상결과에 대해 지회별로 토론회가 열렸는데 건물 창가마다 조합원들이 밝은표정으로 바깥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60대의 한 조합원은 밤샘 농성이 무리였던지 탈진상태로 농성장을 나와 동료의 부축을 받아 귀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양항은 화물연대 광주ㆍ전남지부 광양지회 노조원들의
▲운송요율 30% 인상
▲알선 수수료 인하
▲어음결제 폐지 등의 추가적인 요구로 컨테이너 운송 거부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광양지회 집행부는 `선 현장복귀 후 협상`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화주 및 운송업체와 아직 공식대면이나 자체 요구안에 대한 협의가 없었다며 운송재개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대해 광양항 대책반은 노조원들도 장기파업에 부담을 갖고있는데다 중앙 노ㆍ정협상이 타결된 만큼 16일 중 컨테이너 운송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울산항도 컨테이너 터미널이 급격히 회복되고 있어 오늘 중으로 정상화 될 전망이고, 환영철강과 한보철강과 운송비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당진ㆍ서산 지부도 15일 오전 최종 합의해 16일부터 철강 수송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석기자, 부산=김진영기자, 의왕=김진호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