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이후 매수세 끊기며 거래 '0' 재개발 프리미엄 사라져 손바뀜 통한 단기 차익 실현 어려워
입력 2008.07.30 14:58:09수정
2008.07.30 14:58:09
서울 재개발, 시련의 계절
땅값 3.3㎡당 최고5,000만원까지 올라 사업성 악화5월말 이후 매수세 끊기고 매도자도 '버티기' 돌입 "이젠 단기차익 보다 미래상승 가치 겨냥 투자해야"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창신 재정비촉진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였지만 에어컨 대신 낡은 선풍기만 힘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 공인중개 대표 강모(51)씨는 “요새는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에어컨을 꺼뒀다”며 “부동산은 자꾸 난립하는데 거래는 안 되니 답답한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내 뉴타운을 포함한 각종 재개발 구역들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5월 말 이후 매수세가 끊기면서 시장이 표류하는 양상이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재정비 촉진지구나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곳들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손바뀜’을 통한 단기 차익 실현은 어렵게 됐다”며 “투자 수요자들도 재개발 구역은 외면한 채 사당ㆍ방배동 등 ‘소문’이 무성한 곳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는 사업성=이는 서울시내 대부분의 재개발구역에서 대지지분 20㎡ 이하 다세대주택 기준 3.3㎡당 가격이 3,000만원선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급등해 사업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표적 재개발구역 중 하나인 한남뉴타운(한남동 재정비촉진지구)은 대지지분 30㎡형 빌라의 매매가격이 5억5,000만원선까지 올랐다.
감정평가액을 3억3,000만원으로 가정하고(공시가격×150%) 전용면적 85㎡ 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6억원선에서 결정된다고 보면 추가부담금은 2억7,000만원선. 결국 투자자는 매매가에 추가부담금을 더한 총 8억2,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한남동 주변 아파트 시세는 같은 면적 기준 7억원선이다.
나머지 뉴타운지구들도 사정이 비슷해 전 대표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총 투자금이 ▦흑석뉴타운 6억1,500만원 ▦천호뉴타운 6억4,500만원 ▦상계뉴타운 4억5,800만원으로 모두 주변 시세보다 비쌌다.
◇언제 내놓을까…, ‘눈치보기’=그러나 아직까지 급매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매물은 간간히 나오지만 대부분의 매도 희망자들이 가장 비쌌던 때 가격만을 고집하며 힘겨운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대문구 북아현 재촉지구 내 신세계 공인중개 조인선 대표는 “30㎡형 빌라 기준으로 5월 매매가보다 3.3㎡당 500만원은 낮게 내놔야 거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매도자를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패러다임 바뀌나?=서울 전역에서 재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재개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남동 M공인중개의 한 관계자는 “서울 재개발 구역 어디를 가든 추가부담금을 포함하면 사업성이 있는 곳은 없다”며 “손바뀜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 입주 후 미래상승 가치를 겨냥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뉴타운 등 재개발 구역에 대한 투자 광풍은 많이 사그라졌다”며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 재개발 구역의 교통ㆍ입지ㆍ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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