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8개월만에 700 붕괴

외국인 무차별 매도공세… 美시장 동향 주시주식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무차별적 매도로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지면서 작년 연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거래소시장의 주가지수(종가기준)는 지난해 폐장일인 12월28일 693.70에서 올해 개장일인 1월2일 724.95를 기록하며 700대로 올라선뒤 8개월만에 이날 처음으로 700선을 하회했다. 이달 들어 비교적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9거래일 연속 매도로 일관했고 이날은 '코리아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를 중심으로 3천200억원어치 이상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UBS워버그증권 등 외국인 증권사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포함한 거래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왔고 기관과 개인이 매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 뮤추얼펀드 환매요구로 외국인 매도 급증 미 증시 불안에 따라 미국 내 뮤추얼펀드의 환매요구가 몰리는 바람에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펀드자금 유출입을 조사하는 AMG데이터서비스는 지난주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4억달러 규모로 92년 이래 최대치였으며 4주째 순유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와 유사한 매도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 증시 불안으로 신흥시장에서도 외국인 매수기반이 동반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상문 연구원은 "글로벌 기금중 성장형 중심으로 한국시장에서 환매가 일어나고 있으며, 향후 얼마나 어느 정도까지 환매가 지속될지에 대한 예측이 어렵기때문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신뢰성 상실로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뮤추얼펀드 환매요구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기관투자자 역할 비관적 시장의 불안을 어느 정도 걷어내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매물을 흡수할 수 있는투자 주체가 있어야하나 현재로서는 '난망'이다. 국내 기관들의 주식매수 여력은 지난 5월말 이후 계속 약해지고 있으며 투신권 주식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이 정체되면서 설정 잔고내 현금 비중이 2001년 이후 가장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순수주식형은 지난 6월 주가지수 급락시 9조2천억원대였으나 지난 24일 현재 9조198억원에 불과하며 주식혼합형은 15조3천억원대에서 14조9천억원대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채권혼합형은 36조4천억원대에서 37조천억원대로 증가세를 보였고 채권 단기형과 MMF(머니마켓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확연해지고 있다. LG투자증권 서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수혈이 없이는 투신권의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 미국에 연동된 '천수답 장세' 지속 전망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국내증시의 수급 상황이 정체돼 기관의 매수여력이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금융시장의 안정에 따른 외국인의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증시 수요기반 확충은 중장기적인 성격"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연기금이 조기 집행된다 하더라도 시장 지지엔 한계가 있어 지수의 하방 경직성 확보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현재의 시장 상황은 국내적 펀더멘틀즈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미국 불안에 의한 것이기때문에 모멘텀 역시 뉴욕 증시 안정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다우지수가 8,000선 밑에서 반등한 만큼 우리시장에 영향이 큰 나스닥지수의 반등 여부를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장득수리서치센터장은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면 해외 악재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극복될때까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그러나 바닥권을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새로 시장에 참여할 투자자는 일단 관망하면서 매수기회를 찾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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