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외자유치에 브랜드 대여료 500억원

「브랜드 대여 값어치가 500억원」대규모 외자유치 금액 중 30% 가량을 브랜드 가치로 조달한 사례가 나왔다. SKC(대표 최동일)는 7일 미국 ITW사에 일부 폴리에스터(PET) 가공필름사업을 1억2,500만달러에 매각하는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SKC는 세계시장에서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스탬핑호일·열전사리본·알루미늄 증착필름의 생산설비와 영업권 등을 ITW사에 넘기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브랜드인 「SK」를 빌려주는 댓가가 상당부분 포함됐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이 외자유치를 하면서 브랜드 값어치를 받아낸 이례적인 경우다. 더우기 그 가치가 외자유치 금액 가운데 30% 가량인 4,000만달러(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SKC는 이번 외자유치 금액인 1억2,500달러(1,500억원) 중 부채 차감 자산매각부문인 19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영업권과 브랜드가치라고 밝혔다. 1,300억원이 영업권과 브랜드가치라는 얘기다. 또 이 중 브랜드가치는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대여가 ITW사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SK의 브랜드 인지도가 ITW사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감안한 ITW의 전략이라는 풀이다. SKC측은 이와 관련, 『브랜드 가치를 정확하게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ITW사가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브랜드 대여는 SK그룹차원에서 자사 브랜드를 외국 일류회사에 빌려준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SKC는 영업양도 시점에서 6,000만달러를 현금으로, 나머지 6,500만달러는 앞으로 4년동안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나누어 받기로 했다. 언-아웃은 쉽게 말해 벌어서 갚는 지급 방식이다. SKC는 또 이번 매각 대금을 부채비율 축소와 신규사업인 리튬 이온 배터리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본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김기성 기자 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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