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조기식별 가능해져/미·일·유럽에 곧 특허출원제일제당이 세계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한 유행성 출혈열 진단제를 개발했다.
제일제당그룹 종합연구소(소장 백운호)는 국립보건원 조해월 박사팀과 공동으로 지난 3년간 1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유전자 조작을 통해 대장균에서 생산된 내피 단백질을 고순도로 정제, 유행성 출혈열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쥐에서 방출된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유행성 출혈열은 그동안 감염여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해 특수장비를 갖춘 전문기관에 의존해왔다.
이번 진단제 개발로 보건소 등 일선의료기관에서도 유행성 출혈열은 물론 리켓치아, 렙토스피라 등 다른 질환균에 대해서도 정확한 식별이 가능해 환자들의 조기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전자 조작을 통해 대장균을 생산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진단용 항원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제일제당의 김현수 박사는 『국립보건원에서 4회에 걸쳐 70여 종류의 표준혈청을 대상으로 진단시험을 실시한 결과 93% 이상의 정확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제일제당은 매년 6만∼12만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진단시약을 수출할 예정이며 국내 특허 출원에 이어 미국과 일본·유럽·중국·러시아 등지에도 특허 출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한 유행성 출혈열 백신의 개발작업을 진행, 조만간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들쥐의 침이나 배설물로부터 방출된 바이러스가 인체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유행성 출혈열은 치사율이 3∼7%에 이르고 있지만 특별한 치료약은 물론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어 조기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정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