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녹색 테이블 반란' 일으킬까
16일 세계 최강 中과 남자 단체전 결승행 티켓놓고 대결
올림픽 취재팀
'중국 안방에서 만리장성을 허물어 여자 탁구의 한도 풀자.'
한국 여자 탁구가 끝내 결승행 티켓을 따내지 못해 중국과의 한판 대결이 무산된 가운데 남자 탁구가 16일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행 티켓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 중국은 올해 광저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우승으로 대회 4연패를 달성했고 올림픽 전초전 격이었던 중국 오픈과 일본 오픈도 석권했다. 세계 최강자 왕하오와 2위 마린, 4위 왕리친이 호흡을 맞춰 막강 전력이다.
그러나 유승민(삼성생명)과 오상은(KT&G), 윤재영(상무) 등 한국 남자 탁구 3인방과 유남규 코치는 '녹색 테이블의 반란'을 일으켜 대한민국의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15일 여자 탁구가 싱가포르에 막혀 결승 진출이 좌절된 터여서 선수들은 선전 의지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유 코치의 중국 격파 핵심 전략은 기선 제압이다. 유승민과 오상은을 1단식이나 2단식에 내세워 한 게임 이상 잡겠다는 것. 유 코치는 "왕리친이 단식에서 두 번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공략에 집중하겠다. 1, 2단식을 모두 내주지 않는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왕리친은 세 차례(2001ㆍ2005ㆍ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쇠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 호주와 예선에서 세계 147위의 무명 윌리엄 헨절에게 첫 세트를 내주는 수모를 겪은 끝에 3대1의 진땀 승을 거뒀다. 때문에 유승민과 오상은이 왕리친을 꺾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유승민은 왕리친과 상대전적 4승8패로 뒤져 있지만 지난해 월드컵 준결승 4대2 승리를 포함해 최근 2연승을 달렸다. 오상은은 2005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 패배 등 6전 전패로 열세지만 왕리친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경험이 있다.
유승민은 상대전적 2승16패로 눌려 있는 왕하오와의 에이스 대결에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왕하오는 단식에서도 8강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기선 제압을 위해 꼭 꺾겠다는 게 유승민의 각오다.
한편 15일 여자 탁구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은 김경아, 당예서(이상 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을 내세웠지만 접전을 펼친 싱가포르에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